계족산 황톳길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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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 황톳길의 위력
  • 광장21
  • 승인 2018.05.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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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선/수필가

 

 

 

전주 사는 대학동기 친구한테서 문자가 왔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계족산 황톳길 한 번 밟아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보고 싶은 친구가 원하는 것이라서 잘됐다는 생각으로 바쁜 일 제쳐놓고 계족산으로 갔다. 친구와 황톳길 산행을 잘 해 보려는 속셈에서 답사 차 나선 길이었다.

 

 

 

물론 전에 가 본 길이긴 하지만 오래 전의 산행이라 안내할 만한 자신이 없어서였다. 궁리 끝에 산행 경험이 많은 선배한테 부탁하여 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선배한테 안내 받은 그 길은 생각 밖의 단거리 코스로 단조로운 길이어서 마음에 차질 않았다. 그래 고민하다가 제대로 황톳길을 걸어볼 욕심으로 재차 다른 코스를 찾아 혼자 차를 끌고 나갔다.

 

내비게이션으로 장동 산림욕장까지 가서 거기서 시작되는 황톳길로 올라갔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 한국관광 100선 '에 들어가는 명소인지라 오며가며 황톳길 흙을 밟는 이들과 산행을 하며 산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 ' 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 그런지 몰라도 낯선 이국인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는 것이었다.

 

 

 

황톳길을 밟는 이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바지를 걷어붙인 맨발에 마냥 담소로 어렵지 않게 황토의 감촉을 즐기는 선남선녀들, 정담으로 꽃을 피우며 희희낙락하는 남녀노소, 꽃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황톳길 흙발로 수놓는 또 다른 오작교의 견우직녀들, 우정과 젊음을 과시하는 청년들의 부러운 모습, 황토 묻은 발에 장난까지 치는 꼬마들, 아빠 어깨 위에서 싱글벙글하는 귀염둥이들, 목마 탄 아기의 힘든 체중까지 즐거움이 되는 아빠의 표정, 그 어느 것도 그림이 아닌 게 없었다.

 

 

 

세상의 평화란 평화 모든 즐거움과 기쁨이 다 이곳으로 모여들어 경연대화라도 벌인 듯한 느낌이었다.

 

 

 

눈을 돌려 전후좌우를 살펴보니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주위의 소나무와 잣나무를 바라보니, 송무백열(松茂栢悅)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친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기뻐한다는 그 가상한 나무, 그 곁에는 다람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상수리나무와 도토리나무, 원기 회복에 좋다는 산수유, 폐와 이명(耳鳴)에 좋다는 산초, 동맥경화와 혈압에 좋다는 아가위, 만성기관지염과 만성간염 생리통에 많이 찾는 개복숭아, 각기 그 특성을 우선시하는 나무들, 이름도 성도 모를 온갖 나무와 풀들이 그 자태를 과시하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나무와 풀들이 좋아서인지, 친하고 싶어서인지 심심치 않게 산의 정적을 깨는 뻐꾸기와 꾀꼬리, 딱따구리 소리도 안성맞춤의 멜로디이었는지 싫지가 않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묘기라도 부리듯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공행진을 하는 청설모, 온갖 곤충과 벌레들이 주눅이란 단어를 모르고 나름대로의 생기로써 제 세상을 즐기는 진풍경이었다.

 

 

 

송충이 너는 혐오감을 주는 놈이니까 우리 산에서 나가. 자벌레 너도 녹엽식물을 못 살게 구는 파렴치한이니까 다른 데 가 살아, 꾀꼬리 너는 형상도 목소리도 예쁘니까 여기서 살아, 뻐꾸기와 딱따구리 너희들도 맘에 안 드니 다른 데 가봐, 하는 일 없이 그 산은 그 모두를 포용하여 그냥 다 함께 살게 하고 있었다.

 

 

 

계족산은 온갖 초목과 짐승과 새들 벌레까지 불러들여 서식하고 먹고 놀고 사랑하고 정을 나누며 살게 하는 아량과 포용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산은 모든 생물체가 예쁘고 미운 걸로 차별하지 않고, 이롭게 하거나 해를 주거나 상관없이 모든 존재 하나하나를, 그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게 하고 있었다.

 

그냥 모든 생명체의 존재가치와 존엄성을 인정하여 보듬어 주는 아량과 포용력으로 그냥 있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이런 걸 보면 계족산 황톳길 그 산자락에는 부처님의 자비도 예수님의 그 위대한 사랑도 모두 다 모셔 온 것 같았다.

 

아니, 자비와 사랑이 상호제휴 결연을 맺는 자리 같았다. 사해형제(四海兄弟)의 따듯한 가슴이 함께 모여 열띤 경기와 열연을 준비하는 자리와도 같았다.

 

 

 

황톳길을 걷다보니 예서제서 주워들은 황토의 장점들이 반추돼 떠오르는 것이었다.

 

황토는 ㉠ 숨을 쉰다.(공기가 잘 통한다) ㉡ 습도조절 능력이 우수하다.㉢ 항균 효과가 크다. ㉣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 냄새를 없애는 효능이 뛰어나다.㉥ 적조방지 능력이 우수하다. ㉦ 방열효과가 좋다. ㉧ 높은 온도를 오랫동안 지속한다. ㉨ 원적외선 방사량이 많다.

 

 

 

  이와 같은 좋은 점들이 황토에서 비롯되어 인체의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로회복과 질병 치료까지 해 준다니 돈을 주고서도 살 수 없는 황토의 효능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황톳길의 보드라운 감촉을 맨발로 느껴 보려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하여 맨발축제까지 벌이고 우리 모두의 건강증진 도모에 큰 몫을 해주신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의 선견지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계족산의 황톳길산행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계족산 황톳길 그 산자락에는 부처님의 자비도, 예수님의 사랑도 모두 함께하는 자리였다. 사해형제(四海兄弟)의 그 포근하고 따듯한 가슴이 함께 하여 열띤 경기와 열연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계족산 황톳길의 위력

 

권력이 있는 자, 없는 자 가리지 않고, 억만장자 가난뱅이, 선인악인 할 것 없이, 강자 약자 불문하고 그 누구라도 오게 해서 즐기게 하는 계족산 황톳길의 위력!

 

이것은 천하를 호령하던 진시황의 권세로도 안 되는 위대함이리라

 

 

 

계족산의 황톳길 산행은 웃음도 건강도 즐거움도 모두 챙길 수 있는,

 

아니, 부처님의 자비도 예수님의 포용력 있는 사랑도 흠뻑 느낄 수 있는 위대함 그 자체였으리라.

 

사해형제의 온기에 취해 볼 수 있는 황톳길 산행으로 부족함이 없었으리라.

 

 

 

대한민국 최초로 만들어진 숲속맨발걷기 14.5.km의 계족산 황톳길, 그 위력을 영원히 발휘하여 사해동포의 따듯한 가슴과 맥박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계족산 #황톳길의위력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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