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극작가 · 칼럼니스트)세종과 안탁갑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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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 칼럼니스트)세종과 안탁갑의 사랑이야기
  • 박선희 기자
  • 승인 2019.05.05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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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극작가 · 칼럼니스트

2019년 4월27일(토) 오후 5시, 세종 문화 예술회관.

조선시대 성군  세종(世宗)이 숨겨 논 애인 안탁갑(安琸甲)을 만나러 세종시에 온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실화다. 500년 이상 전해져 내려온 실화를 퓨전국악그룹 풍류와 나현아 단장이 이끄는 아토무용단과의 교류 공연으로 재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성환 단장이 이끄는 퓨전국악그룹 ‘풍류’와 미희(美姬)들로 이루어진 ‘아토 무용단’이 이루는  - 가무악이 어우러진 공연이었던 것이다. 歌 출연진이든, 舞 출연진이든 모두가 미녀들로 구성되었으며 맛맛으로 섞인 젬베의 김영덕, 비파의 정영볌, 무용단의 신정민, 작곡의 유태환과 김창환, 전통 연희의 정태영, 타악의 박희생, 래퍼에 누케이 등은 맛맛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그들의 끼는 참으로 관객을 사로잡고도 남음이 있었다.  
 강독(講讀)사 정규헌 선생을 빼 놓을 수 없다. 어쩌면 옛날 서당선생을 세종문화예술회관에 모셔다 놓은 듯 싶었다. 그의 분장 기술이며 강독하는 목소리조차 15세기 서당 선생 그대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 미희들 이야기 빼놓을 수 없다. 모두가 필자가 좋아하는 연주자들이고 무희(舞姬)들이기 때문이다.
풍류의 악장이며 가야금을 연주한 고애니, 국악 타악에 김보경, 첼로에 임현정, 해금에 신현경, 대금에 차정희, 소금에 이슬, 피아노에 변가온, 국악가요를 창하며 안탁갑의 배역을 맡아 거뜬히 소화해낸 지유진, 소프라노 신주형 등은 풍류에 속한 단원들이며, 아토 무용단에는 단장 나현아를 비롯해  김지윤, 홍성지, 유지영, 이상은, 이계선 등이 우리 전통문화예술을 뿌리에 두고 새로움을 더한 진일보 된 예술공연을 선보이는 단체로 단원 전원이 프로 무용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원들 모두가 우리 춤을 연구하고 우리의 춤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동시에 대중화에 앞장서 우리고유의 아름다움을 지키며 전통성 예술성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춤꾼들이 뜻을 모아 만든 단체인 것이다.

왼쪽부터 예술감독 조성환, 강독사 정규헌, 비파 정영범, 바이올린 이정화, 샌드아트 이지은
왼쪽부터 예술감독 조성환, 강독사 정규헌, 비파 정영범, 바이올린 이정화, 샌드아트 이지은

그러나 필자의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의 춤사위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자.
 안탁갑이라는 여인은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에 살던 여인이다. 그 여인을 소재로 발굴하여 풍류의 조성한 단장은 음악, 춤, 노래 등 다양한 장르의 가무악을 두루 배열하여 공연형식으로 세종대왕과 안탁갑 여인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무대에 펼쳐 보였던 것이다.
 
≪갑아갑아 탁갑아 선녀같은 탁갑아 / 눈코입귀 예쁘고 마음씨도 곱고요
글공부도 잘하고 바느질도 잘하고 / 청흥둥당 찡쫑쨍 가야금도 잘 타는
탁갑아 넌 누구한테 시집 갈거니? / "난 꼭 임금님한테 시집갈 거야 지난밤 꿈속에
갓도포에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서 물 한 모금 바치며 두 눈빛 마주쳤는데 가슴이 두근두근두근 정신은 아찔아찔 내가 찾던 바로 그 왕자님 딱 하고 나타났다"

갑아갑아 탁갑아 천상선녀 탁갑아 / 글공부도 잘하고 바느질도 잘하고
방추이랑 해어화 맵씨곱게 차려입은 / 청흥둥당 찡쫑쨍 가야금도 잘타는
"탁갑아 어딜바삐 가고있니?" /"한양천리 계신 임금님 뵈러 가려고
전의초수 떠다가 목욕세안 시켜드리고 / 열두 줄 가야금도 들려드려야지
나랏일에 바쁘신 임금님 하늘같은 임금님 / 내가 꼭 지켜드릴 거야 난 임금님한테 시집갈 거야"
갑아갑아 탁갑아 갑아갑아 탁갑아 / 갑아갑아 탁갑아 갑아갑아 탁갑아≫

 한국소리 보존회 대표요, 미인인데다가 판소리 춘향가 여덟 마당을 4시간씩 두 차례에 걸쳐 완창한 소리꾼 지유진이 안탁갑의 배역을 맡았으니 그 열연(熱演)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겪어보는 사랑과 이별을 음악과 춤으로 표현한 이번 공연은 이 시대 마지막 전기수이자 이야기꾼인 정규헌옹(충남무형문화재 39호)의 설화 강독과 유태환 작곡의 ‘갑아갑아 탁갑아’ 놀이요를 세종시 관내 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이 부르며 시작 되었다.
 이어서 세종시 천년고찰 비암사 백제 8악기중 하나인 비파를 국내 유일 남성 비파연주가 정영범이 특별출연하여 바이올린 이정화 교수, 첼리스트 임현정, 25현금 고애니와 협연하며, 국악가요 지유진과 소프라노 신주형, 대북과 젬베 퍼포먼스, 판소리와 래퍼, 피리와 해금 협연, 샌드아티스트 이지은씨 등 풍류의 대표적 연주가와 아티스트들이 총 출연, 아토무용단의 춤과 함께 사랑과 이별의 향연을 장식하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멋과 맛이 어우러진 공연이었던 것이다.
 
 공연 연출을 맡은 풍류대표 조성환씨는
“이번 공연은 지역의 옛 문화자원을 현재형으로 녹여 냈으며 세종시가 앞으로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바램으로 정성껏 준비하였다.”고 그 소감을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2019 세종시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세종시문화재단이 후원하고 세종문화예술회관과 아토무용단 그리고 퓨전국악그룹 풍류가 각각 주관과 주최를, 연기향토박물관(관장 임영수)이 자료 제공을, 유진예술기획이 협력하여 제작되었다.

보라, 모시는 글에 나타난 이들의 예술 감각을.

모시는 글

공기는 탁해졌지만
내 영혼은 오염되기 싫습니다

자유는 늘어났지만
사랑과 열정은 줄어들었습니다.

달나라 여행도 가는데
공연장 가기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합강에 달빛 구르고
장남뜰 금개구리 우는 날

하늘춤 추며 사랑노래 부르고
비파 소리에 이별 씻어봅니다.

오늘 전설 속으로
사랑 여행 한번 떠나볼까요?

계해년 봄
연두 빛 올라오는 날

-퓨전국악그룹 풍류 & 아토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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