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공감없는 국민청원 결과는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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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감없는 국민청원 결과는 예견됐다
  • 이기출 기자
  • 승인 2019.05.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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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출 광장21 편집국장
이기출 광장21 편집국장

세상 모든일이 생각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종종 도출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확신했던 일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가 하면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이 만족스러울 만큼의 결과를 얻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행운이 삶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행운에 기대는 것은 무계획을 낳는다.
 
최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태어난 도시인 세종시에 시선을 모으는 일이 있었다. 건립 목적에 걸맞도록 대통령세종집무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다. 이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4월11일 시작해 5월11일 마감됐다.
 
국민청원 시작전 정치권을 비롯해 세종시 시민단체들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며 열기가 고조됐다. 세종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도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국민청원을 조직적으로 전개해 대통령세종집무실 설치의 당위성을 설파하겠다며 세종지역 436개 시민단체와 개인이 참여하는 시민추진단도 출범했다.
 
그런데 청와대 국민청원 열기는 여기까지였다. 누구보다 앞장서 국민청원 분위기와 당위성 설파에 앞장서야 할 세종시의원들은 연수를 빌미로 중요 시점에 제주도로 떠났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주도하겠다 나선 시민추진단의 활동도 보여주기에 머물렀다.
 
먼저 대통령세종집무실 설치가 직접 당사자인 세종시민들에게 조차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설득하는데 소홀했다. 국민청원을 시작하면 시민들이 무조건 동참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정치적 수사나 시민추진단만의 진부한 명분만을 앞세우다 보니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국민청원이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공감을 얻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은 또 있다. 시민추진단은 이미 알고 있었다.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면담에서 충청권 공동의제로 삼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13일 기자회견에서 뒤늦게 실토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통령세종집무실이 설치 될 경우 충청인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저변의 의식을 두 자치단체장은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말이 있다. 2인 이상이 추진하는 일에는 우선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동상이몽이면 설령 목적에 근접했다 해도 사상누각이 되기 십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기간동안 시민추진단이 얼마만큼 시민공감대 형성에 노력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향후 어떤 조직체로 어떤 모양새로 추진하더라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활동을 위한 활동의 공간으로 만들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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