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 오성자 때문에 /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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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 오성자 때문에 / 김용복
  • 박선희 기자
  • 승인 2019.08.15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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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 오성자 남편
김용복 / 오성자 남편

 

난 내 아내 오성자 때문에 1년 365일 늘 행복하게 산다.

옛말에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하면 3년간 행복하고, 부지런한 여자와 결혼하면 30년간 행복하지만, 현명한 여자와 결혼하면 3대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내 아내 오성자를 보니까 그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인 것이다. .

내 아내 오성자는 결혼 초 아름다움으로 나를 3년간 행복하게 해 주었고, 그 이후 47년간은 부지런하게 볼링이며, 배드민턴, 수영, 해외여행을 즐겨 나를 행복하게 해 주더니, 최근 5년 동안은 치매라는 병에 걸려 나를 아예 행복의 도가니에 푹 빠져 들게 하였다.

치매 4등급 환자들은 인지 능력이 거의 없다.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남편과 자식들의 이름은 물론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

그래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반찬 만들며 약을 시간마다 챙겨 먹이는 일을 내가 해야 한다. 그래서 난 늘 바쁘고 앉아 쉴 틈도 없다. 그러나 계속 움직이는 일은 나에게 운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계속 움직이니까 80인 내가 언제나 건강하다. 당뇨도 없고 , 혈압도 높지 않으며, 성인병도 일체 없을 뿐더러 눈도 밝아 승용차도 30년간 무사고로 끌고 다닌다.

난 아내를 위해 집안 살림하고, 대소변 치우는 일이 그렇게 행복하게 여겨질 수가 없다. 아내가 살아서 따뜻한 체온과 고마워하는 눈길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친구 월정은 나를 늘 부러워한다. 그의 아내는 2년 6개월 전 그에게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그 곁을 떠나갔고, 내 아우 남선생도 그 짝이 그렇게 훌쩍 떠났다. 짝 없이 홀로 살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니 내 아내 오성자가 그렇게 고마운 것이다.

나는 내 아내와 어디든 함께 다닌다. 우리 내외의 이런 모습을 본 지인들은 우리의 뒷모습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나는 내 아내 오성자를 보살피는 일을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에 초점을 맞춰 한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게 행동하는 일.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대소변을 실수하여 치우고 씻겨주는 일도 행복하고, 땀 흘리며 집안 청소하는 것도 행복하며, 아내 손잡고 유성시장엘 가서 쇼핑하는 것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데 지난 8월 9일 전화가 왔다.
모르는 전화였다. 언론에 발표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글을 읽었다고, 그래서 대전 가는 길에 잠간 들려 병문안 하겠다고. 전화의 주인공은 뜻밖에도 자유한국당 이명수 국회의원이셨다. 거절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도 김진태 의원 부부께서도 병문안 다녀가신 일이 있는데 그 일로 하여 우리 두 가정은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명수 의원님을 바라보는 오성자의 진지한 모습
이명수 의원님을 바라보는 내 아내 오성자의 진지한 모습

 

8월 14일(수) 오후 5시 30분.
처음 뵙는 분이다. 인상이 친근감 있고 주관이 확실해 보였다. 서른일곱 살에 금산 군수로 발령 받아 충남 행정부지사를 거쳐 국회의원 3선에 당선 되어 의정 활동을 하신다 하셨다. 소문을 안 낼 리 없다. 친근이 있는 많은 분들이 오신다고 하기에 연회장 있는 식당을 빌려 그곳에서 간담회 형식의 환영회를 하였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은 남을 헐뜯지 않는다 한다. 그래서 이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지도 않고 따라하지도 않았다 한다. 그래서 그가 더욱 믿음직하게 보였다.

불교에서는 인간 행위의 근원을 몸{身}, 입[口], 맘[意]으로 나누고 이를 삼업(三業)이라 부르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 했다. 왜냐하면 마음이 움직여야 몸이 행동을 하게 되고, 다시 그 생각이 말로 전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으로 병문안 오신분들. 앞줄 왼쪽부터 정석희 사장, 안창기 비센 바이오 회장,  아내오성자, 필자, 변지섭논설위원, 뒷줄 왼쪽부터 안창기회장사모님, 박선희 기자,이명수의원
집으로 병문안 오셔서. 앞줄 왼쪽부터 정석희 사장, 안창기 비센 바이오 회장, 아내오성자, 필자, 변지섭논설위원, 뒷줄 왼쪽부터 안창기회장사모님, 박선희 기자,이명수의원

 

내 집을 찾아 왔대서가 아니라, 이의원은 정치가라기보다 행정가라 보기에 딱 좋은 그런 인품으로 보였다. 바늘로 찌르면 몸에서 따뜻한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목민관, 백성 한 사람이라도 소중히 알고 아끼는 목민관, 그래서 그가 떠난 지 오래 되었는데도 금산 군민들이 그리워하고, 충남 도민들이 그를 찾는 것이다.

오늘 하루, 내 아내 오성자는 이의원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뭔지를 모르며 즐거워했고, 그가 옆에서 잡아주는 손목에 행복해 했으며, 먹여주는 음식을 맛있게 받아먹었다.

덩달아서 나도 아내를 따라 행복한 하루였다.

식사후 바빠서 가신분들도 있지만-     이명수의원 간담회를 마치고
식사후 바빠서 가신분들도 있지만- 이명수의원 간담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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