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이 멈춘 자리
한진호
춤추는 바람의 허리춤에 실려
세월의 징검다리 건너 달려온
시간의 편린들
꼬깃꼬깃 써놓은 서러운 사연이다
주인 잃은 철모는
구멍이 숭숭 뚫린채
계곡 바위 밑에 잠들고
포성이 멈춘 자리
들국화 향 그윽하다
서산마루 붉은 놀
한을 삭히지 못한 원혼들의
피맺힌 절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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