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은 온다
홍 종 승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기미년 삼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왔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다니는지
이 땅에 침입한 천외의 무법자
버스는 혼자 다니고
상점은 문을 닫고
거리는 홀로 졸고 있다
올봄 시집간다던 春嬉는 잠에 들었다
저마다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
모두 포로가 되었다
冬土에 매화는 春嬉 젖꼭지 같이 물이 오르고
보리는 기지개를
켜며 청바지를 입는다
春嬉도 잠에서 깨어 집에 오고
진달래도 사뿐히 온다
세상이 벚꽃처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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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제 詩를 광장21에 불러 줌에
감사합니다.
광장21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