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캐던 날
문정 김선자
잘게 부서지는
햇살 손 잡고
살가운 바람과
소풍 가는 날
네가 말을 건네지
않았다면
우린 어찌 만났을까
동토속에도
잘 견디어 온 너를 보고
보물을 찾은 듯 기뻤지
서럽도록 아름다운 봄날
삐딱하게 날아가는
산비둘기도
가지 끝에 앉아
하루를 접는 시간
식탁 위에 봄내음
한 소쿠리 올려 놓고
난
여왕보다 더 행복한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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