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홍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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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홍종승
  • 박선희 기자
  • 승인 2020.04.2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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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승/시인
홍종승/시인

             편지
 

                                홍 종 승

1

은행잎 떨어진 골목, 우체국을 가는데
젖은 음악 한 가락
내 속옷을 적셔온다

언제쯤 일까
어디서 일까
그녀의 목소리처럼

기억 한 모퉁이를 파고드는 저 가락 소리
멍 뚫인 내 가슴에 가을이 물든다

2
오늘 아침
아내의 양파 자르는 도마 소리
저절로 머리와 가슴이 흔들린다

동짓달 그믐날
싸락눈 날리는 게슴츠레한 저녁나절

홀연히 내 곁을 떠난
그녀의 마지막 한 말

그럼 안녕히 계세요

검은 잿빛 땅거미에 젖어드는 편지 한 줄

저만치에서 들려오는 박새 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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