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대토(守株待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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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대토(守株待兎)
  •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1.08.1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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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인문학 교수

본 고사의 글자 구성은 守(지킬 수), 株(나무 그루터기 주), 待(기다릴 대), 兎(토끼 토)로 구성되어 있다.

의미로는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이고, 비유로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이 노력하지 않고 요행만을 기다리는 것을 비유한다.

본 이야기는 춘추시대 법가사상의 선구자인 한비자(韓非子)의 저서(著書)에 보인다.

수주대토를 접하니 마치 요즈음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보는 듯하다. 국가지원금이라는 희한한 정책 아래 나라에서 쓸 돈 정도를 지원해 주다 보니 아예 일해서 정당한 보수로 기쁨을 누리는 행복은 먼 옛이야기인 듯하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살았다. 그는 해가 뜨면 밭에 나가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집으로 들어오는 매우 성실한 농부였다.

어느 날 농부는 밭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탁’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토끼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밭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밭을 일구기 위해 큰 나무를 베어낸 잔재)에 부딪쳐 죽어있었다. 농부가 토끼를 주우면서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군! 매일 이런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 이후부터 쟁기를 포함한 농기구를 방치하고 나무 밑에 숨어서 토끼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쳐 죽을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 밭은 성실하던 농부가 일을 하지 않아서 기름지던 땅은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거칠어져 황폐해 가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얼마 전 이 나무 그루터기에 토끼가 부딪쳐 죽었소. 그 토끼 고기는 매우 맛이 있었소. 나는 또 토끼가 나타나 그루터기에 부딪쳐 죽기를 기다리고 있소.”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고, 동네 사람들은 그를 어리석다고 비웃었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웃고 지나칠 유우머에 가까운 이야기 같지만 우리에게 시사(時事)하는 바는 매우 크다. 사람이 놀고먹을 때 짐승과 같다고 한다. 왜? 짐승은 먹는 것, 영역을 지키는 것, 번식하는 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본능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유태인 속담에 “만일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면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 “만일 두 다리가 부러졌다면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 “만일 목이 부러졌다면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어떤 고난(苦難)을 당하더라도 최악이 아님을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살아 숨 쉴 수 있어 무엇인가 일할 수 있다는 걸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잃어버린 것과 남은 것 중에서 늘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내게 무엇인가 남아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해 항상 불평을 늘어놓던 청년에게 어떤 노인이 물었다. “자네는 이미 대단한 재산을 가졌으면서 아직도 불평만 하고 있나?” 그러자 청년은 노인에게 간절하게 여쭈었다. “대단한 재산이라니요.  아니 그 재산이 어디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자네의 대단한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은가?”, “좋네! 자네의 양쪽 눈을 나에게 주면 자네가 얻고 싶은 것을 주겠네.”, “아니 제 눈을 달라니요 그건 안 됩니다.”, “그래? 그럼 두 손을 나에게 주게 그럼 내가 황금을 주겠네.”,  “안 됩니다 두 손은 절대 드릴 수 없어요.” 그러자 노인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두 눈이 있어 배울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일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자네가 얼마나 훌륭한 재산을 가졌는지 알겠구먼!”

사람이 의욕을 가지고 일을 하여 정당한 보수와 대우를 받는 것이 최대의 가치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도전은 커녕 일 자체를 힘들어한다. 결국 젊은이들이 의욕을 잃고 있으면 나라가 희망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전분세락(轉糞世樂)이라는 말이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 세상이 더 즐겁다는 뜻이다. 살아있으니 일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자기의 이상과 재능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삶 얼마나 멋있는 인생일까?

이제 모든 국민들은 재난지원금, 로또, 등의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나라를 망치는 지름길을 완전히 버리고 일하여 정당한 보수로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가져야 한다.

왠지 자꾸 세상이 불안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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