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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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 박지현 시인
  • 승인 2021.08.1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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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시인
박지현 시인
박지현 시인

육신은 고작 육십 살았는데
타들어가는 고통 속으로
흐린 두 눈빛은 말 합니다
이 고통 덜어 낼 수만 있다면

땀과 눈물로 잠겨버린 심장은
삶에 과녁을 비껴간 화살촉을 주우며
살려주세요!
살아야합니다!

수천갈래 마음을 모으고
인왕산 바위를 접어 안고
간곡히 기도 올리는 여인아
조금 더 머물러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세월을 주소서

부서져가는 살결은 고운데
만개한 홍매화처럼 얼굴빛은 밝은데
아직 읽어야 할 책 줄거리는 멀리 있고
사람을 만나 해야 할 연극은 끝나지 않았는데

하늘도 미안한지 어두운 커튼을 치고
창문을 적시는 빗물 잠 못 드는 불빛을 향해
미치도록 흐느껴 울어도
아무것도 내어 주지 못하고

기다려주소서!
뒤돌아보소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더운 눈물로 씻고 녹여내려
어서 일어나 그 날처럼
기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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