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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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무더위
  • 염재균 수필가
  • 승인 2021.08.1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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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 염재균 수필가
덕천 염재균 수필가

초록의 물결 사이로

막바지 무더위가

한바탕 훑고 지나가면

 

숨죽이며 버텨온

축 처진 어깨 위로

굵은 땀방울만 뚝뚝

 

한줄기 빗방울조차도

바람결 따라 가버리고

남은 건 한숨뿐

 

호미 자루 벗 삼아

심어놓은 들깨와 고추는

살려 달라 아우성

 

짝을 찾아 울던 매미

세상사 귀찮은 듯

숲속 길 고요한데

 

무심한 칡덩굴

손을 뻗어 어서 오라며

싱글벙글 미소 지으면

 

무더위야!

네가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떠날 채비해야지

먹구름 다가와 속삭인다.

 

무더위도 모자를 집어 들고

한바탕 잘 놀고 간다고

바람결 타고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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