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줍는 애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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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 줍는 애국자
  • 주종순 수필가
  • 승인 2021.09.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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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순 수필가
주종순 수필가

애국자 청포대사 그는 ‘특종세상’을 보다가 내가 발견한 애국자이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기를 남쪽에서 난세의 영웅이 난다는 정감록(丼鑑錄)의 정도령이 자신이라고 말하는 본명은 김영일씨(63세)다.

TV에도 몇 번 출연해서 지금은 많이 알려진 인물이고 그의 철학은 담배꽁초와 반쪽 가정을 살린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애국자를 생각할 때 나라를 큰 위기로부터 구하는 사람을 대부분 칭한다. 나도 한때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애국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에게 이롭게 하는 행위를 스스로 자청한다면 훌륭한 인격이며 애국이라고 인정하고 싶다.

그리고 세계인이 정해주는 위인으로 인정해 줄 수도 있다. 하늘색 도포에 청색 삿갓 쓰고 파란 구두 신고 외모도 남다르게 차려입고 매일 돈도 안 생기는 그런 일에 매진한다.

누구나 의롭지 못한 일을 본다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청포도사는 금전과는 무관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항시 손에는 집게와 주운 담배꽁초를 비닐에 담아 들고 다니며 홍보에 열중이다. 그의 옆에는 나이가 어지간히 비슷해 보이는 신사가 양복과 넥타이를 갖춰 입고 정중한 모습으로 비서를 자청하고 동행한다. 두 사람이 만날 때나 헤어질 때 엎드려 큰절을 하는 것만 봐도 청포대사를 호위하는 모습이 서로 닮은 신념을 가진 듯하다.

청포대사는 먹을 갈아 한지에 글을 써서 들고 다닌다. 담배는 마약이고 악마라고. 그리고 반쪽 가정을 채워주자 그리고 헤어진 가정을 도와주자가 그의 케치프레이즈다. 그는 어린 시절 집을 떠나 계룡산에서 백일 간 수행을 하고 꿈에 어머니로부터 파란 한복을 받았다고 사연을 얘기하며 집에 돌아왔을 때 불이 나서 사람이 죽었고 폐암을 앓다 죽는 사람들을 위기로 생각하여 거리로 나섰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눈높이로 사람들을 대하며 하는 말이 유별스럽게 떠들썩하게 홍보하지 말고 조용히 진행하라고 빈정대고 시비를 거는 사람도 보인다. 원래 본인들은 의롭지 못해도 타인이 하는 일에 딴죽을 거는 사람들의 속성은 있다.

그러나 그는 담배꽁초의 피해를 아주 심각하게 알리기 위해 시간을 쓰는 모습이 담배꽁초를 보는 순간만큼은 되새기게 된다. 그것이 홍보의 역할이 아닐까!

TV에서 본 내용 중 한 가지 더 이색적인 모습은 요즘 아들딸들 답지 않게 공손한 아들의 인사법이다. 청포를 입었을망정 아버지가 귀가를 하시니 아들이 어찌나 존경하는 태도의 예의 바른 모습으로 반듯하게 공손하게 수그리며 인사를 올리는 모습이 절과 같은 비중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그는 자기의 신념을 굽히지 않아 네 번의 이혼과 혼인으로 지금도 와이프는 가정을 지키고 있었고, 이런 특종을 보도한 PD의 마지막 해설도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작은 실천이라도 올바른 실천을 하는 것은 세상의 거인이 되는 길이다. 알고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죄가 된다는 성경 말씀이 있다.

지금 세계의 바다는 꽁초로 인한 피해가 해양 쓰레기의 주범이 되어 바다속의 쓰레기 수거 중 30%를 차지한다고 해양 보존 센터는 보고했다. 지구 쓰레기 중 3분의1, 그 작은 꽁초 하나가 얼마나 많이 쌓인 것인지 알 것 같다. 한국해양구조단의 조사결과도 21%가 담배꽁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 같다. 꽁초를 무단으로 투기하면 폐기물 관리법 위반이 되고 버리는 장소가 차창 밖이라면 경범죄 처벌법이나 도로교통법 위반이 되어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된다. 법을 떠나 미래의 아들딸들의 행복과 진심 어린 사랑을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고민을 하자.

취모구자(吹毛求疵)라는 말이 있다.

머리카락을 불면서까지(吹毛) 숨어있는 흉터를 찾아낸다(覓疵)는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의 말 하기다. 남의 잘못을 드러내어 말하는 것은 속담대로 ‘식은 죽 먹기’다. 성경 말씀(마태복음 7장)에도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청포대사의 담배꽁초 줍는 일 가지고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말기를 바란다. 직접 줍다보면 청포대사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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