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값지고 소중할까?
돈일까? 건강일까? 친구일까? 가정일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를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논리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남의 주장을 들으면 그것이 또 옳은 것 같기도 하다.
위에 제시한 몇 가지 내용 모두 중요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
필자는 양심과 사랑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
남편이 잠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5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요즈음 당신의 핼쑥한 모습이 안쓰럽다며 내일 집안 식구들 몰래 혼자 고기 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5만 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그렁그렁하면서 “여보...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어젯밤 남편에게서 5만 원을 받은 아내는 뷔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 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하면서 늘 힘이 없어 보이시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에 쥐어 드렸습니다.
“아버님 5만 원이에요! 제대로 용돈 한번 못 드려 죄송합니다.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과 약주라도 한잔 나누세요.”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느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을 힘겹게 이끌어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매우 안쓰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5만 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서 실컷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 며느리가 오늘 용돈을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며칠 후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았습니다. 손녀가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조막만한 것이 이제는 훌쩍 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5만 원을 손녀에게 세뱃돈으로 줬습니다. 손녀는 “할아버지 고맙습니다.”합니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손녀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뱃돈 받은 손녀는 부엌에서 손님상 차리는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방긋 웃습니다. “왜? 우리 공주가 학교 가고 싶니?” 딸은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 세뱃돈 받았던 5만 원을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거야.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야 돼!”
요즈음 남편이 많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 김치쪼가리뿐이라 미안합니다.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주머니 속에 일전에 딸이 맡겼던 5만 원을 넣어둡니다. “여보... 내일 맛있는 것 드세요! 그리고 사랑해요..”라는 쪽지와 함께....
사랑이란 나눌수록 커지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 세상에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굴까요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았던 어려운 가정의 참된 삶의 이야기다.
부부이지만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 시아버지의 깊은 뜻은 참으로 기쁨의 세계로 안내를 받는 듯하다.
손녀의 고운 마음이 어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아내의 사랑이 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닌가 싶다.
명심보감에 賢婦和六親(현부화육친, 어진 부인은 육친을 화목하게 한다)이라 했다.
양심과 사랑이 넘치는 부인들은 이 사회를 살찌게 하는 가장 근본 되는 핵심요소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가을에 가정을 잘 유지하는 아내를 보면서 울컥하는 마음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