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끝 한켠에
보랏빛의 꽃이 서로 부딪혀
발꿈치를 들고 서 있기도
얼굴을 내밀기도
수줍어 고개를 숙이기도
그러면서
서로 뽐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오니
거센 바람에 시달렸나
때리는 빗방울이 아파서였을까
철퍼덕 엎드려 일어나지 않는다!
옆에서
더덕 나무 이파리 낙엽 되어
마른 줄기 흰머리로 쇠약해지고
가을이 마당에 들어서니
소솔한 추억만 안개처럼 퍼진다.
그러나
하늘이 쪽빛으로 높게 뜨고
뭉게구름 뭉실거리니
다시 탄생하는 보랑, 하얀 신비여!
사랑으로 서너 송이 피어나니
마당 한켠이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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