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2019-01-11     한진호/시인

민들레

                               한진호

아무도 눈 주지 않는
돌담 모퉁이에
낮은 자세로 ...
산 번지 골목 어귀 밝혀주는
노랑 댕기머리 새 색시

끝없는 노숙의 시간
발자국에 채이고 비바람에 쓸려도
이따금 나비 한 쌍 찾아와
고운 가슴 열었다

시간의 나이테 목에 차면
하얀 우주선 타고 떠돌다
인적 드문 초가집
토방 밑 틈새에 여장을 풀고
긴 겨울잠에 들어
새봄을 잉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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