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소리 / 김선자

2019-03-02     광장21

                         휘파람 소리

                                                  김선자

삶의 조각들이 늦잠 자고 있는 지하상가
휘파람 불며 셔터문 밑으로 무거운 세상을 밀어 넣는 한 남자

잃어버린 한 쪽 팔
삶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빈 소매는 곡예사가 되어 허공을 가른다

가시밭 길 굽이진 길을  걸어 왔는가
초췌한 얼굴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지 못 했는데
매일 아침을 깨우던 남자
보이지 않는다

출근길
어디선가 들릴듯한
파랑새 같은
그 남자의 휘파람 소리

#광장21 #김선자 #휘파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