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바닷가 / 김태숙

2019-09-21     박선희 기자
김태숙

                    꿈꾸던 바닷가

                                                   김태숙

출산을 멈춰버린 검은 바다
희미하게 흐르는 별빛들은
바람에도 쉽게 부서져
낡은 폐선에 소복이 쌓인다

얼마나 많은 별이 쓰려져 왔는가
나는 오늘 낡은 폐선에 박혀 간
별들의 긴 이야기
파도로 들으려 한다

태어나 반짝이다 사라져 간
모든 꿈을 풀어놓아도
흉이 되지 않는 태초의 요람
굳게 닫혔던 바다
밤하늘 품고,

비바람 끌어안고 간 자리
상처의 아픔만큼 출렁이다
뽀얗게 제 속을 뒤집어 가고

아련한 그리움 젖는 난,
늙어 간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