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조남명
2020-04-30 박선희 기자
부처님 오신 날
조남명
연꽃이 물속에서 나와
대웅전 천정에도
앞마당에도
부처님의 지혜로 일렁인다
어둠을 걷어내
지혜의 세상을 밝히는
빈자일등貧者一燈 의 마음이다
혼자 우는 풍경
그 속 깊은 아픔은 부처님이 알고
검버섯 수놓은 구릿빛 범종
텁텁한 소리로 경내를 흔든다
북적거리며 두 손 모은 행렬
나뭇잎도 일천 배를 한다
중문 활짝 열고 앉으신
듬직한 부처님
만일이 오늘 같았으면 하며
지긋이 실눈 뜨고 만족해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