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2021-03-28     광장21 기자

 

한상은/시인

 

세월아 말좀 해다오 대답해다오

뉘라서 오라하고 가라고 했나

 

가고 오는 세월에 두상 백발 늘어가니

언제인가 돌아갈 그 날엔

한 줌의 흙이 되나니

 

산천아 너희들만은 영원하지 않겠니

샛노란 저고리 새빨간 다홍치마

곱디고운 그 자태 뉘라서 입혔는가

 

심술궂은 가을비에 떨구어진 낙엽들

바람에 날리고 날려 산산이 흩어지고

새하얀 폭포수는 가경(佳景)을 이루며

 

딩굴다 빗겨 앉은 단풍잎 사이사이

물안개 내려앉아 잠들어 쉬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