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꽃 / 염재균

2021-07-02     염재균 수필가
덕천

 

봄의 향기 가득했던

그 많던 꽃들은

어디로 갔는지

 

열흘 붉은 꽃이 없듯

초록의 갈대들만이

바람결 따라 춤을 추고

 

짓밟히고 내팽겨진

굴곡진 삶속에서도

고개를 내밀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눈이 내려온 것처럼

파도치는 하얀 물결

 

누구를 잊지 못해

꽃이 되어 찾아왔나

 

기생초의 화려한 옷차림

망초꽃을 유혹하지만

손사래를 친다.

 

잡초라 버림받고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은은한 향기에

나도 모르게 찾아왔네.

 

 

하얀 물결 속

계란프라이 모습의

망초꽃이 빙그레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