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향기

2021-07-17     나영희 시인

바람이 잠이 들어

만물의 소리가 멈춰버린 세상 끝

용케 잠이 깬 바람 한 점

이슬비 속에 들어가

살랑살랑 나뭇가지를 흔들어 본다.

 

방울방울 이어져 내린 빗물 따라

코끝을 자극하던 아카시아 향기가 흘러간다

그곳에서 사색의 소곤거림 들리면

떨어진 아카시아가 토해내는

사라진 향기를 그리는 마음의 소리일 거야.

 

온종일 비가 내리면

너를 생각할래

떨어진 빗방울 바라보며

잡념을 너의 향기처럼 흘려보내는 거야

그리고 다음의 향기를 꿈꾸어야지.

 

비가 개면

바람 따라

아카시아 향기를 찾아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