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 / 서민경

2021-07-18     서민경 시인
서민경

고장 난 시곗바늘
째깍거리던 맥박이 고요하다
손목시계가 먹통이 되고
나의 하루도 오류가 났다

숫자판에 누워있는 시침과 분침
365일 내내 시간을 짊어지고
빙글빙글 돌던
고달픈 노동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무거운 시간을 내려놓고
하루라도 휴식하는 날이 있다면
시끄러운 세상도 조용하겠지

지친 시간을 버리고 누웠어도
세상은 지금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