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 김명환

2021-07-18     김명환 시인

      

한 해의 허리가 접힌 채

돌아선 반환점에

무리 지어 핀 개망초

 

한 해의 궤도를 순환하는

레일에 깔린 절반의 날들

시간의 음소까지 조각난 눈물

장대비로 내린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폭염 속으로 무성하게

피어난 잎새도 기울면

중년의 머리카락처럼

단풍 들겠지

 

무성한 잎새로도

견딜 수 없는 햇살

굵게 접힌 마음 한 자락

폭우 속으로 쓸려간다

폭우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