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2021-09-06     김선자 시인
김선자

하나, 둘
마실 나온 별빛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퇴근길

종일 승객들에게 시달렸을
나이 든 버스, 하품을 하고 있다

고단한 몸통
잿빛 실루엣을 걸치고
쉰 목소리로 웃으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안아 준다

삐걱거리는 육신
난 알고 있다
웃고 있어도 울고 있는
그 녹슨 가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