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색

2021-09-07     장지연 시인
장지연


물들어 떨구는 눈물이냐고
안쓰러운 마음 
뒹구는 낙엽을 눈으로 토닥이다가 
뒤늦게 붉어지는 단풍나무를 보고 심쿵 
심장이 붉어지는 순간 알았지


그녀의 시를 제일 먼저 읽어주던 그
떠나버린 빈자리 휑하기만 하다며 
냉가슴 안에서 휘도는 소슬바람
퇴색하여 떨어져 나간 시어들을 애도하다가
뒤늦게  붉어지는 단풍나무 한 그루
시린 추억을 위로한다는 걸 말이야


낙엽이 떠도는 들길에서 희망을 본다
빈 가지 드러내고 삭풍을 견디는
여린 나무
여린 우리
잎이 져도 
임이 가도 
안에서 다시 물들 날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