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엄마

2021-09-08     김효순 시인
김효순

엄마! 하고 불러보면
정갈하고 인자하신 모습이 떠오른다
동백기름에 참빗으로
곱게 곱게 쪽진 머리
여름이면 하얀  모시적삼에
풀 빳빳이 먹여 한껏 맵시내시던
우리 엄마
단 한 번도 엄마의 흐트러진 모습을
난 본 적이 없다

사십이 넘어 낳은 막내 딸
행여 불면 꺼질세라
참사랑 듬뿍 받고 자란 나
추운 겨울 학교 갈 때면
아궁이 불에 운동화 쬐어
따뜻하게 신겨주신 엄마

비오는 날 학교에 우산 가져오시면
할머니라 놀리는 친구들 소리에
창피해 우산을 집어던졌던 나
그래도 우리 엄만
비만 오면 어김없이 우산을 가지고 오셨다

물 한 방울 손에 안 묻히고
사랑만 듬뿍 받았던 막내 딸
그 특권을 내가 다 누렸다
엄마는 음식 솜씨 좋기로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여름이면 땀 흘리며 먹던
닭개장 수수부꾸미가 일품이셨던 엄마
유월이 되면 자꾸만 울엄마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