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뜰

2023-07-22     이정남 시인

 

마당가 줄지어 선 일일화 키 자랑에

덩달아 흙담 타고 기어오른 나팔꽃

분주히 뜨락에 피는 내 어릴 적 추억들

고무신 꺾어 신은 마음 바쁜 할매 따라

모이 주러 나온 소리 바삐 뛰던 꼬꼬닭들

눈부신 햇살과 함께 뜰 안 가득 반짝였다

신기한 그 재미에 흉내 냈던 흰 신발을

속지 않아 싱거워서 복숭아 잎 따다 담아

손톱에 고운 물 들여주며 씽긋 웃던 울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