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상태바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4.05.06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제46편: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 집안(가정)이 화목(和睦)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 글 자 : 家(집 가) 和(화할 화) 萬(일만 만/ 많을 만) 事(일 사) 成(이룰 성)

❍ 출 처 : 明心寶鑑(명심보감) 治家(치가)편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가족 간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행복과 사랑을 널리 나누는 참다운 삶을 기원 드립니다.

5월은 우리가 통상 일컫는 말로 ‘계절의 여왕’이라고 한다.

이는 감미로운 바람과 따스한 햇살, 푸르른 하늘이 여왕의 품격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의 5월인 ‘May’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봄의 여신 '마이아 (Maia)'에서 유래했다. 이에 5월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생명들이 화려한 꽃과 함께 대지에 치솟는 봄기운(氣運)으로 세상을 가득 채운다.

가정이라는 단어인 family는 “Father, Mother, I Love you" 곧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의 각 첫 글자들을 합성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한자로 가정의 '가(家)'자는 한 지붕 아래 식구들의 공동체생활을 말함이요, '정(庭)'자는 그들이 함께하는 공간(空間)을 뜻한다.

따라서 가정(家庭)은 부부(夫婦)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과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특히 5월은 근로자의 날(1), 어린이 날(5), 어버이 날(8), 스승의 날(15), 성년의 날(20), 부부의 날(21) 등 중요한 날들이 빼곡하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은 인간이 임하는 최소(最小)의 사회적 환경으로, 인간에게 가장 친밀한 혈연집단인 가족이 동거동재(同居同在)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본거지다. 즉, 가정은 단지 건물, 가재, 도구,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는 물질적 장소와 환경만을 뜻하지 않고, 그 속에 감정과 의식, 가치와 규범, 교육을 포함하여 생활하는 모든 현상을 아우른 인위적 환경(의·식·주 또는 그의 관리)과 인간 사이에 형성된 생활 통일체다.

조선중기 때 한 색시가 시집을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루는 밥을 짓다 말고 부엌에서 울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이 울고 있는 까닭을 물으니 밥을 태웠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오늘은 내가 바빠서 물을 조금밖에 길어오지 못했더니 물이 부족해서 밥이 탔다.”며 이것은 자기의 잘못이라 위로하였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감격하여 더 눈물을 쏟았다.

이때 부엌 앞을 지나가시던 시아버지께서 이 광경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며느리가 밥을 태운 사정을 들은 시아버지는 “내가 늙어서 근력이 떨어져서 장작을 잘게 패지 못했기 때문에 화력이 너무 세서 밥이 탔다.”고 아들과 며느리를 위로했다.   

그때 이 작은 소동을 들은 시어머니가 “아이고! 이젠 내가 늙어서 밥 냄새도 못 맡아서 밥 내려놓을 때를 알려주지 못했으니 내 잘못이다.”라고 며느리를 감싸주었다.   

옛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즉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모두가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남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고, 또 자기가 잘못을 뒤집어쓰면서까지 남을 위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가정(家庭)에 화목(和睦)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다! 사회의 모든 공동체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가 가정(家庭)이다. 그리고 가정의 근본(根本)과 핵심(核心)은 부부(夫婦)이다.

오늘날 서양문명이 대량 유입되어 우리전통의 올바른 기준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의 원인을 아래 두 가지에서 그 잘못됨을 생각해 본다.

첫째는 황금 우월주의로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의식이고, 둘째는 인간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윤리(倫理), 도덕(道德)에 대한 교육이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일근천하무난사 백인당중유태화)라는 유명한 한 문장이 있다

여기에서 ‘一勤天下無難事(일근천하무난사)는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다.’는 남송(南宋)의 대유학자(大儒學者)인 주자(朱子)로 불리는 주희(朱熹)의 시(詩)에서 나오는 한 구절이다.

또 ‘百忍堂中有泰和(백인당중유태화)는 백번 참으면 집안에 크게 화평이 있다.’로 당(唐)나라 장공예(張公藝)의 고사(古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우리는 요즈음 황혼이혼과 졸혼(卒婚)이라는 희한한 글귀가 대중화된 기막힌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모가 이혼, 졸혼하는 것을 보고 자식들이 좋아라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겠는가?

또 너나없이 참지 못하여 부모, 형제, 친구, 이웃, 등을 무참히 살해하는 패륜과 잔인함이 만연한 무서운 세상.... 정말 끔찍한 인심이다.

이에 대한민국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황금제일주의에서 벗어나고  인륜과 도덕의 살아있는 교육이 시급히 진행되어야 한다.

‘남자는 예쁜 여자를 만나면 삼년(三年)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면 삼십년(三十年)이 행복하고, 지혜(智慧)로운 여자를 만나면 삼대(三代)가 행복하다.

여자는 잘생긴 남자를 만나면 결혼식 세 시간 동안의 행복이 보장되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통장 세 개의 행복이 보장되고, 가슴이 따뜻한 남자를 만나면 평생의 행복이 보장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腐敗)되는 음식이 있고, 발효(醱酵)되는 음식이 있다. 우리는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한다.

부패보다 발효된 화목한 세상을 생각하며 황금보다 더 소중한 ‘행복한 가정’,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편안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5월의 큰 울림을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