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골 풍류 마실의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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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골 풍류 마실의 새로운 출발
  • 이미자 기자
  • 승인 2018.09.23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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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19일 (수) 저녁 7시, 세종시 연기면 수산길 2. 수산리 풍류 예술 공간.

퓨전 국악그룹 풍류가 ‘마실’의 첫 출발에 대한 고고성(呱呱聲)을 알리는 순간이다.

‘풍류 마실’이라했다. 무슨 말인가? ‘풍류’가 이웃마을에 놀러간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이웃마을 어디서나 초청을 해주면 가서 신나게 한바탕 함께 놀아준다는 말이다. ‘그게 가능할까?’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악공 한 사람 한 사람과 그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을 일일이 소개하려 한다. 이들을 초청해 감상하고 즐길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풍류에는 이를 이끌어 나가는 피리의 대가 조성환이 있다. 피리를 태평소(太平簫)라고도 한다. 태평소란 호적(胡笛), 날나리, 쇄납, 새납이라고도 하는데, 특히 쇄납 혹은 새납이라는 이름은 중동지역의 관악기 "스루나이"에서 왔으며,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연주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평소는 몸통 부분인 관대와 서(reed, 舌), 동구, 동팔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대는 나무속을 파내어 만드는데 단단한 대추나무를 재료로 쓴다. 조성환 단장이 잘 이용하는 ‘서(舌)’는 갈대를 얇게 가공하여 쓴다. ‘겹서’를 관대에 끼울 때는 금속제동구를 사용하는데 안쪽이 뚫려 있어야 공명이 잘 되어 좋은 소리를 낸다. 태평소는 종묘제례악 정대업, 취타, 굿, 불교의식인, 재(齋) 등에서 폭넓게 연주되는데 관현악의 리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여인, 요염한 미모에 고고한 성격을 가진 해금의 김미숙. 해금은 줄을 활로 마찰시켜서 연주하는 찰현악기(擦弦樂器)다. 그래서 줄을 활로 마찰시킬 때 신들림 같은 손 떨림이 있어야 하고 어깨 들썩거림이 있어야 조화를 이룬다. 그것을 해금의 노장 김미숙은 거뜬히 해내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 들썩거림은 뭇 한량네들을 춤판으로 끌어들이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흥겹다.

  그리고 20년 만에 거문고를 다시 잡았다는 권향원, 거문고는 700년 전 고려시대 공민왕이 사랑하는 노국 공주가 죽고 난 다음 노국 공주를 그리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악공한테 시켜 만든 발현악기(撥絃樂器)다. 발현악기는 비파나 기타 같이 손가락이나 다른 물체로 퉁겨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특히 거문고 소리는 사람의 가슴을 도려내는 듯 애절하고 그 끈끈한 소리로 사람의 심금을 쥐어짜듯 소리를 낸다. 그 끈끈한 소리로 사람의 심금을 쥐어짜듯 내는 소리가 권향원으로 하여금 다시 거문고를 잡게 만들었던 것이다. 보라, 그의 현을 잡아 퉁기는 손 마디마디가 파르르 떨렸고, 얼굴은 아련히 창백해 공민왕이 딸 그리워하는 애절함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이왕 거문고 얘기가 나왔으니 거문고 얘기 좀 더 하자.

거문고는 자루와 허리통, 줄기둥과 현 줄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모든 구조를 합쳐서 조화를 이루어야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낼 수 있다 한다. 지금 거문고의 악공 권향원이 그 음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달려가 어깨를 감싸 안고 다독여 주고 싶은 여인 권향원.

  그 다음으로 대금 소금의 이슬, 이름조차도 ‘이슬’이기에 청초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외모에서도 청초하고 아름다움이 풍긴다. 그리고 그는 향내 나는 그의 입술을 통하여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런 그를 볼 때마다 저 유명한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을 연상케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피리 부는 소년. 대금의 이슬이야 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 상처를 달래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삶이 힘들고 피곤 할 때 그의 대금 소리를 들으며 위안을 받으려 달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여인 김보경, 더불어 함께 신명나는 세상을 제멋대로 만들어 내는 풍류의 막내 김보경. 모듬 북을 앞에 놓고 모듬 북 시나위 춤으로 이리저리 북을 두드려 가며 어깨를 들썩거리고 발장단을 맞추노라면 관객들 모두가 그대로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신나는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와보라, 누구도 제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는가를. 점잔만을 빼고 있던 높은 분들이나 관객들도 어깨춤이 나오기 시작하고 급기야 무대로 달려가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동살풀이 장단, 굿거리 장단, 엇모리 장단으로 두드려 패고 우리 음악만의 묘미를 살리고 있는데. 아~아 김보경! 나약한 모습에서 어찌 그런 신명이 솟아나는가?

  또 이 여인, 가야금의 고애니. 성모초등학교 4학년 때 입문하여 목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한 정통파다. 그는 전통 12현으로 된 가야금의 본질을 그 손 끝으로 살려내는 명수다. 그의 가야금 소리는 6현으로 된 거문고 소리보다는 부드러워 전통차를 마시며 감상하기에 딱 어울린다. 그리고 그는 외모에서 풍기는 멋이 우리 조선의 옛 여인네 모습으로 고고하고 지성미가 흐른다. 보고 또 보아도 싫지 않은 여인,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의 가야금 소리. 그의 연주에는 가(歌)가 있고, 무(舞)가 있으며 기(技)가 있는 종합 예술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2014년 해남 전국 국악 경연대회에서 일반 명인부 문화 체육부장관 상을 수상했다 한다. 그런 그가 대전 시민대학에서 국악을 가르치고 있다하니 그에게 배우는 후학들이야 말로 백락일고의 스승을 만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소리가 가늘고, 화려한 음색을 띄는 가야금은 옛날에는 여자들이 주로 많이 연주했고, 깊고 굵은 웅장한 음색을 띄는 거문고는 선비들이 많이 연주했기 때문에 가야금은 여성적인 악기라고 하고 거문고는 남성적인 악기라고 칭한다.

  그리고 젬베 악기의 달인 김영덕.

우리나라 절구통 모양의 통나무에 속을 파내어 공명(共鳴)이 되게 하고, 위에는 염소의 가죽을 씌워서 손으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아프리카의 악기라 하는 젬베’라는 악기의 달인. 그는 이 원시적이고 매력적인 타악기 ‘젬베’를 가지고 갖은 재주를 다 부렸다. 거대한 체구에 순진한 웃음과 날렵한 동작은 관중들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했다. 들썩 거릴 때마다 보이는 배꼽도 흥을 맞추는 듯 보이고 안 보이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코믹한 행동으로 인하여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그리고 판소리 지유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소리꾼 지유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인 오정숙 동초제 판소리 이수자로 동초제 춘향가를 8시간 완창한 대전이 낳은 국보급 소리꾼. 대전 문정초. 탄방중. 대전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를 졸업한 수재다

. 그는 소리를 통하여 멋과 맛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 이는 천재 소리꾼 지유진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지유진은 대전의 자랑스런 보배요, 판소리계의 유망주로 각광을 받는 것이다.

  마지막 피아니스트 박세환. 국악 잔치에 끼어든 양악(洋樂). 약방의 감초라고나 할까? 언제나 그늘 속에 감춰져 소리만을 낸다. 소리를 내되 제 소리를 내지 못하고 화음을 이루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풍류에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대현 건설의 최정욱 대표가 있고, 마운팅 캠프의 이재용 대표도 있으며 보은에서 국악대추 농원을 하고 있는 김인각 대표도 있으며, 사진촬영으로 풍류와 함께하는 이현기 교수도 있고,  공연 때마다 어디나 함께하며 일필휘지로 막을 열어주는 서예의 대가 청산 정순오 선생도 있는 것이다.

  축제 마당을 열려고 하는가? 이들을 초청해 한바탕 흥을 돋궈보라. 아름다운 미희들로 이뤄졌기에 흥도 있고, 즐거움도 더할 것이다.

         연락처 010-8623-7679,,  010-4468-4970


  #광장21 #퓨전국악그룹풍류 #마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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