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문은 다 열고
지새던 밤
어느새 잠결
창문으로 손이 간다
애절하던 매미의 곡조도
밤 이슥히 숨어 우는
풀벌레 소리에
무대를 내주고
푸를 줄만 믿었던 잎새들은
새벽이슬에
진저리를 친다
파란 하늘엔 새털구름 널어놓고
누런빛 변해가는 들녘은
곡식들 고개 못 들고
고추잠자리는 떼 지어
훔쳐먹은 고추장 티를 낸다
얼룩덜룩 산은
나뭇잎 지기 전에
푸른 강물 속으로 내려와
흐르는 물에 미역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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