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가 쏟아져분다
상태바
깨가 쏟아져분다
  • 김숙자 시인
  • 승인 2021.11.02 2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숙자 시인
김숙자 시인
김숙자 시인

노랑나비 만지고 놀다
신바람 난 송정 하늬바람 
안 그런 척 시치미 잘도 떼더니
고소한 들깨 밭에서 동침 들통 났지

허벅지 노오란 정강이 탐났던 지
만삭된 깻숭어리 덥석 보둠고
튼실한 허리 보란 듯 휘감으며
정열적 애무로 깨 털어댄다.

옹골차게 배불러온 깨 알갱이
저마다 향단지 꿰차고 앉아
깻잎대 톡톡톡 털어대며
진정한 깻내로 그대 유혹하더라.

햐, 요것들 봐라
들깨 밭에 불어대는 갈바람
부스스 몸 스치기만 해도
깨가 마구 쏟아져분다.

말발돌이 들깨바람 
쌩 하고 토라졌다가도
어느 결에 목덜미 부둥켜안고
벼락같이 깨 쏟아부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