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대낮 여객선 안
사량도가 뿌옇게
보인다
통영 앞바다 이쪽
기슭에서
숨을 죽이고 웃는 그녀를
두고 떠나야하는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도
호미로 땅을 파고
민들레를 캐며
시름을 잠재울까
가녀린 손으로
흙 한줌 덮어
키작은 맨드라미를
심는다
예민한 시기를
살아가는우리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홀가분할만도한데
움켜쥐는 부끄러운
내모습
에메랄드빛 바다를 닮은
그녀에게서
맨드라미 향이
날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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