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여식(女息)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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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여식(女息)의 사랑법
  • 광장21 기자
  • 승인 2021.03.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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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지효(夫子之孝) 

아비는 자애를 주로하고 아들은 효를 주로 한다.

부모님은 자식을 키우실 때 갖은 정성과 살이 되는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이시고 보이지 않는사랑의 끈으로 꼭 붙들고 키우셨지만, 정작 우리 자식들은 부모님의 내리사랑을 얼마만큼의 무게감인지 인식을 못하고 살아간다고 저는 반성해 봅니다.

매일 반성을 해도 항상 그 만큼밖에 안 되는 여식이어서 이 글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워낙 효도는 인간의 도리라고 사방에 펼쳐진 배움도 도리를 강조하니 잊고 살래도 맘대로 안 되어 남들 따라하는 예의나 효도. 경쟁의식 아니면 남을 의식하여 보여주기식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주종순 /수필가
주종순 /수필가

 

예를 들어본다면, 어머니들은 자식의 대소변도 손수 다 해결해 주시며 기르셨고, 없던 시절에 자식에게 배부르게 안심시켜 먹이기 위해 ‘어서 먹어라’ 며 거짓으로 배부르다 하시고, 어디가 편찮으셔도 조금 피곤할 뿐이라고 숨기셨고, 평생을 그런 신조로 살아오셨으니 지금처럼 편한 세상이 와도 당연하게 누리는 것이 불편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아직도 가부장적 시대의 습관이 남아있어 부모님 세대를 보면 아내의 입장은 남편의 입장을 따르며 남편을 떠받들고 살고 예속되어 사는 모습입니다.

 제가 많이 예민한 탓인지 부모님이 젊으셔서 노인정에 친구들과 어울리실 때까지도 건강 이상을 잘 못 느꼈는데 팔순 넘어서니 대소변 문제도 자주 생기고, 치아문제, 귀 보청, 그리고 건망증이며, 섬 망증, 치매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변화되어가는 부모님을 이해하고 잘 보호해 드리려 해도 기본 심정만큼 잘 안 되어 항상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부모자식, 부부사이, 절친 사이도 너무 가까이 있으면 결점이 보이고 서로 자기 자신들의 장점도 가려질 것 같아 적당한 거리감은 필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길,

“후지 산은 멀리서 바라보아야 아름답게 보입니다. 직접 올라가 보세요. 거친 산맥이나 길을 막고 있는 암벽, 그리고 깊은 계곡에 가로막혀 아름다운 후지산은 보이지도 않고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만 눈에 보인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자식이라도 세월의 무상함은 알고 있지만, 서로에게 기대만큼 충족이 안 될 때는 실망하고, 안타까워하고, 불안해하며, 그 누구보다도 서로 행복과 편안함을 느껴야 하는데, 근심과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세상의 이치가 시대 따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생각을 하며 살다보니 예외라고도 생각해봅니다. 여태껏 살면서 느껴본 바에 의하면 동물도 새끼는 위하지만 죽을 무렵쯤에 성장한 새끼가 어미를 끝까지 지켜 주는 모습은 본적이 없습니다. 

생각을 갖고 도리와 법의 질서로 사는 우리는 사람의 도리인 은혜와 의리를 다해 부모님 연로하여 힘드실 때 봉양을 하는 것이 근본이고, 금전적인 능력 있고, 사회가 변했다하여 너나 나나 사회복지 시설에 부모님 모시는 것을 당연시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성격차이나 환경 차이가 난다 해도 부모님의 마음에 위로가 되고 희망이 돼 주는 자식으로서 최선을 다해 보살펴 드리는 것은 사람의 도리이며 자식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같이 살면서 느낀 것은 부모님과 자식이 같이 행복하려면 사랑법이 있습니다.

‘사랑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가 아닌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대로 행하는 것이 서로가 행복하다는 것’ 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함께하고 가깝게 접하는 우리 가족들에 대해서는 귀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가족이, 내 형제 자매와 아내와 남편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지요. 마치 사람이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다거나, 물고기가 물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말이지요.

 그러다 가족 누군가가 내 곁을 떠난 후에서야 깨닫게 되지요. 그때서야 가슴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 아닐까요?

이제 제 나이 60.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못된 여식’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요. 못된 여식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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