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말좀 해다오 대답해다오
뉘라서 오라하고 가라고 했나
가고 오는 세월에 두상 백발 늘어가니
언제인가 돌아갈 그 날엔
한 줌의 흙이 되나니
산천아 너희들만은 영원하지 않겠니
샛노란 저고리 새빨간 다홍치마
곱디고운 그 자태 뉘라서 입혔는가
심술궂은 가을비에 떨구어진 낙엽들
바람에 날리고 날려 산산이 흩어지고
새하얀 폭포수는 가경(佳景)을 이루며
딩굴다 빗겨 앉은 단풍잎 사이사이
물안개 내려앉아 잠들어 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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