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
속수무책 댐의 수위는 차오르고
땅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도로 공영 주차장에 주차할 때만 해도
방긋 웃던 햇살
진료를 마치고 나오자 장대비의 공격이다
병원 입구에 모인 사람들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발목이 묶이고
나는 우산도 없이 퍼붓는 빗속으로 뛰어간다
젖는 만큼 걸음이 빨라진다
마음까지 흠뻑 젖는다
연일 내리는 장맛비와 천둥소리는
상처 난 지구의 슬픈 메아리일까,
지구도 아프면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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