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위안은 사랑과 봉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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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안은 사랑과 봉사에서
  • 주종순 수필가
  • 승인 2021.12.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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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순 수필가
주종순 수필가

한 친구가 있다. 내게는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다. 그녀는 몇 개월 전보다는 훨씬 생기가 있어 보인다. 긴 코로나로 인해 본인의 사업을 잠시 접어두고 개인적인 많은 일들을 포기한 채 어쩔 수 없는 생활로 접어든 것이다.

그녀는 누구에게든 내밀 수 있는 떳떳한 명함을 가진 어엿한 사업가면서 너무도 유쾌하게 잘나가던 그런 사람이다. 그러나 길게 가는 코로나19의 병폐는 그녀를 자신의 목적이었던 사업을 포기상태로 이끌고 그녀 자신의 삶을 중단시킬 만큼 위기로 몰아세웠다.

사람이 자신의 일차적인 희망과 목적을 포기한다는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며, 나이를 불문하고 다른 삶을 배우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엄청난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계속 그녀를 지켜보는 가운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의 목적에 지표가 되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느끼고 생각하고 접목시키고 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며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했고, 거리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는 사람도 속셈이 있다고 한다.

나와 내 식구 네 명 모두 암환자도 있고, 치매환자도 있지만, 그녀는 그 속에서도 자기의 일을 발견하며 즐겁게 봉사해주고 특히, 치매환자의 대소변까지 나서서 해결해주며 환자를 돌보는 가운데 즐거움을 찾고 사랑을 창조하여 집안 분위기를 밝게 도와 준다. 같이 지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환자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녀의 힘든 상황을 다 보여줄 수 없어 답답할 뿐이다.

치매환자는 대소변을 시와 때,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도 그녀는 치매환자에게 기저귀를 절대로 채우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손수 어른 오줌싼 이불이며 옷 휠체어 방석 카펫까지 애벌빨래를 자청하며, 심지어는 치매 이래 10년 정도 약을 복용한 탓에 변이 딱딱 굳어 이삼일 간격으로 변을 쉽게 나오게 유도해주는 일마저 도와준다.

천사도 이런 일은 안 해봤을 것같다.

사람으로 태어나 '너의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 '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넓고 포괄적인 아니, '바다 한가운데에 나침판 없이 떠 있는 표류자에게 거기가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은 것'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삶의 위안과 희망은 같은 맥락이다.

내가 이전에 썼던 글 중 "인생의 즐거움은 1그램과 1센티에" 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그 글 내용은 국가고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수강하던 시기에 많은 즐거움과 희망을 느껴서 썼던 글이다.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생활 속에 피어나는 목적과 희망, 그리고 즐거운 비명과 행복은 좋고, 깨끗한 것, 그리고 화려한 것만 있는 곳에 피는 꽃도 아니고 내가 움직이는 작은 공간과 보잘것없고 햇빛 없는 지하 단칸 방에서도 자랄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공감했다 .

"말없이 흐르는 시간은 나를 성숙한 스승으로 완성시켜 간다."고.

거리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는 여인에게도 속셈은 있다는 말은 세상의 모든사람은 부족해 보이고 가난해 보여도 내 삶의 가치와 동기를 부여하는 희망과 위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적인 진리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가진 사소한 것이라도 나누고자 하여 기부하고, 돕고, 남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도 이미 나는 풍족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공유하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삶의 위안은 사랑과 봉사에서’ 온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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