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참 행복함을 느끼며 살았다.
상태바
오늘도 나는 참 행복함을 느끼며 살았다.
  • 김용복/칼럼니스트
  • 승인 2022.08.14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복/ 극작가, 평론가
  김용복/ 극작가, 평론가

우리는 매일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불쾌한 감정도 느낀다. 그리고 즐겁고 행복하며, 만족을 느끼고, 기쁨과 사랑, 편안함도 느낀다. 그와는 반대로 슬픔, 우울,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 수치심 등도 느끼며 살아간다.

그중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는 고통이 동반한다. 그래서 감정을 꾹꾹 누르거나, 누구에게 의지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감정은 그런 식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감정은 느끼고 표현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감정 조절을 못하고 감정에 압도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감정을 잘 풀지 못하면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가 커서 지친다. 올바른 판단을 하기도 어렵다. 심하면 몸이 아프기까지 한다.

그럴 때마다 갈마아파트 주민협의회 임원들을 찾는다.

회장을 비롯하여 갈마아파트 주민협의회 임원들은 나를 감싸 주고 다독여주기 때문이다. 이들과 만나면 긍정적인 마음이 샘물처럼 솟아나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서 이들을 만나면 말이 많아지고 농담을 많이 한다. 물론 나답지 않은 행동이다.

우리 임원들 가운데는 박한순 회장처럼 포용력이 강한 분이 있고, 혼자 사는 나를 위해 호박잎이며 깻잎김치, 된장 고추장까지 담아오는 분도 있다.

또 어떤 임원은 기분이 좋을 때 사랑한다고 말하며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노래를 불러도 웃음으로 받아 넘긴다. 나는 우리 임원들을 사랑한다. 물론 '참 사랑'인 것이다. 나를 아는 내 형제자매들은 그 ‘참 사랑’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랑’을 받아주며 오랜 기간 함께 한다.

언젠가는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몇 명의 친구와 임원들에게 전화를 했다.

“상사병에 걸려서 입원했으니 문병 오라”고.

 제일 먼저 달려온 사람이 정온이와 월정, 류지탁 시인이었고, 부산에 사는 소현이는 언제까지 입원하느냐고 물었다

다니기에 주말에 오려는 것이다. 서울에 사는 현경이는 “상사병이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지 왜 한의원에 입원했느냐?”며 웃음으로 넘겼고, 주영이는 통장에 10만 원을 보내왔다. 상사병에는 돈이 최고라고. 

그리고 윤희는 "늘 아빠곁에 있는데 무슨 상사병이냐고" 반문했으며, 또 어떤 딸은 듣기에 거북했든지 정색을 하며 그런 말 때문에 주위 사람들한테 오해를 받는다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거짓말인줄 알면서 달려온 정온, 류지탁, 월정 시인
거짓말인줄 알면서 달려온 정온, 류지탁, 월정 시인

그 딸은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다. 이를 심층 감정이라 한다. 수치심이란 내 자신이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다. ‘나 자신을 그런 상대로 보아?’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감정이다. 물론 다른 형제 자매들은 농담인 줄 알고 웃음으로 넘겼다.

달려 온 이들 월정과 정온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도 불러 내 주영이가 보내준 돈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정말 상사병에는 돈이 최고였다. 거짓말인 줄 알고도 달려온 이들이 얼마나 고마운가? 이들이 곁에 있기에 행복한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전화를 걸었다. 바다처럼 포용력이 강한 임원에게.

어떤 농담을 해도 받아줘서 고마웠다고. 나는 이런 농담을 통해 사람 속을 떠보고, 그런 다음에 남은 세월을 함께 한다고.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왔을까?

천기누설이 될까 봐 말을 아끼겠다. 그래서 그는 나와 평생 이웃이 되었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사랑에는

1,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스트로게 Storge)

2. 월정과 같은 친구간의 사랑 (필리아 Philia)

3. 아담과 하와 같은 이성의 사랑(에로스 Eros)

4. 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사랑(아가페 Agape)이 있고 거기에 형제자매들 간의 사랑도 있다.

 

오늘 내가 행복했던 또 다른 이유는 관계가 끊어질뻔 했던 숙이가 그의 지혜로 다시 이어지게 됐던 것이다.

언젠가 여수 여행버스에서 ‘나이트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네’를 불러준 주인공을 만난 것이며, 홍성에 사신다는 인품이 고결한 고향 분을 만나게 된 것이고, 내가 존경하던 아파트 중책을 맡아 고심하고 있던 지인이 내 말을 알아듣고 내 손을 잡아준 것이다.

 그래서 오늘 황도복숭아 한 보따리를 사 들고가 복숭아 잔치를 벌였던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