鰥寡孤獨(환과고독) : 홀아비, 과부, 고아, 독거노인
상태바
鰥寡孤獨(환과고독) : 홀아비, 과부, 고아, 독거노인
  •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2.09.05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제5편: 鰥寡孤獨(환과고독) : 홀아비, 과부, 고아, 독거노인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최고의 석학(碩學)이면서 동양의 위대한 철학자인 맹자(孟子)는 어머니의 각별한 뒷받침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학자로 명성이 높았다. 이른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나 맹모단기(孟母斷機)의 고사성어를 탄생시킨 훌륭한 어머니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아성(亞聖)의 칭호를 받는 위대한 인물이 된 것이다.

그가 위(魏)나라 양혜왕(梁惠王)의 정치적 고문으로 초빙을 받아 멀리 위나라에 와서 양혜왕에게 올바른 정치철학을 설파하고, 옛 성현(聖賢)분들의 정치사상을 강연(講演)했던 내용 중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정치철학 부분을 예로 들어 강의했는데 그중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하였던 정책이 바로 환과고독(鰥寡孤獨)에 대한 정책이었다.

원문을 살펴보자 비록 길지 않은 한 문장이지만 그 문장에 내포되어 있는 정책은 성현의 정치철학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맹자에게 묻기를 “사람들이 모두 나더러 명당(明堂)을 부수라 하니 부수어야 합니까? 그대로 두어야 합니까?(여기서 명당은 天子가 출장 가서 거처하는 임시처소)

맹자께 대답하기를 “명당(明堂)이란 왕의 거처이니 왕다운 정치를 행하시려거든 부수지 마십시오.”

왕이 다시 말하기를 “왕다운 정치라는 것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시길 “옛적에 문왕(文王)이 주(周)나라를 다스릴 적에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세금은 1/9만 받았으며, 벼슬하는 자들에게는 대대로 녹(祿)을 주었으며, 국경의 검문소와 시장(市場)에 세금을 징수하지 않았으며, 물고기 잡아먹는 것을 허용하였으며, 연좌죄(連坐罪)는 폐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늙어서 아내가 없는 사람을 환(鰥/홀아비)이라하고, 늙어서 남편이 없는 사람을 과(寡/과부)라하고, 어려서 부모가 없는 사람을 고(孤/고아)라 하고 늙어서 자식이 없는 사람을 독(獨/무의탁자)라고 하니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은 천하(天下)에 곤궁한 백성으로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자들입니다.

문왕이 정치를 펼쳐 인정(仁政/어진 정치)을 베푸시되 반드시 이 네 부류의 사람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였습니다.(老而無妻曰鰥 老而無夫曰寡 老而無子曰獨 幼而無父曰孤 此四者天下之窮民而無告者 文王發政始仁 必先斯四者)“

지금의 세상은 이 네 부류의 국민들을 업신여기고 소홀히 하여 사회의 비정함을 드러내곤 한다. 이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참된 복지정책이고, 모든 사람의 배려 속에 걱정이 없도록 돌보아주는 정책이 정의사회를 이루는 우선적 정책이 될 것이다.

우리사회는 또 하소연할 곳이 없는 부류가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그들도 정상적인 생각과 희망, 도전, 노력을 하고 있다. 단 일반인들의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그들을 울적하게 하고 절망케 한다.

젊고 유능한 한 청년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길을 가는데 갑자기 돌멩이가  날아와서 그의 차를 때렸다.

화가 난 청년은 차에서 내려 돌멩이를 던진 어린 소년의 멱살을 잡고 “야, 이게 무슨 짓이야? 변상을 받아야겠다.너희 부모님께 가자."고 소리쳤다.

소년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제가 돌멩이를 던지지 않았다면 아무도 차를 세워주지 않았을 거예요. 저기 우리 형이 휠체어에서 굴러떨어졌는데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그랬어요. 정말 잘못했습니다."

청년 사업가는 목에서 무엇인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아무 말 없이 소년의 형을 휠체어에 바로 올려주었다.

그 후로도 청년은 차를 수리하지 않았다.

그는 상처가 난 차를 볼 때마다 자신을 향해서 도움을 청해오는 사람을 외면하지 말자는 다짐을 스스로 하곤 했다.

앞만 보고 너무 빨리 달려가면 주변을 볼 수가 없다.

세상은 혼자서 살 수가 없다. 작은 배려가 혼란한 사회를 행복하게 한다.

힘든 세상을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위정자들이 할 일이다.

따뜻하고 훈훈한 세상! 이는 돈이나 권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인간의 최고 가치인 양심(良心)과 배려(配慮)만이 치유할 수 있는 길이다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이때만이라도 흥청망청(興淸亡淸)에서 벗어나 양보와 배려를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

옛말에 隣者已富優不足 吾家雖貧樂有香(인자이부우부족 오가수빈락유향), 즉 이웃집은 이미 부자인데 넉넉함이 부족하고, 우리 집은 비록 가난해도 즐거움의 향기가 있다는 말이 있다.

물질보다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훈훈한 평온과 행복감만이 삶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