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되는 한반도의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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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 되는 한반도의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위험
  • 이미자 기자
  • 승인 2018.10.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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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직후 민중 사이에 떠돌던 절묘한 시대적 풍자가 있었다. 이른바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 속지 말라 중국은 죽지 않고 일본은 일어나니 조선은 조심하라’이다. 주변 4대 강대국의 첫 음절을 고스란히 인용하면서 요즈음의 한반도 상황을 직시한 예언서와 같아 섬칫한 느낌마저 드는 기막힌 풍자이다.

 한반도는 곧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을 막을 수 있으면서도 아시아에서의 패권국(覇權國)행사를 할 수 있는 주요거점이요, 일본으로서는 대륙(중국)의 지상군 진출을 머물게 할 수 있는 중요지역임에 틀림없을 것이고, 또 중국이나 러시아 입장으로서는 일본의 대륙진출을 봉쇄하고, 미국의 패권을 저지 하기위하여 반드시 선점(先占)되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어떤 의미에서 어떻게 알고 왜 이런 풍자의 구절을 만들었을까? 아마도 한반도의 요즈음 상황을 예견하고 혜안(慧眼)을 가진 선각자(先覺者)가 조국을 위해 후손들의 혼(魂)을 일깨워주기 위한 예언이 아닌가 싶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기록된 고사를 보면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로 가까이 있는 한 나라가 망하면 다른 나라도 그 영향을 받아 같이 망하는 잘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군주가 충신의 간언을 듣지 않고 개인의 욕심 때문에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의미도 내포됨.)

주(周)나라 혜왕(惠王) 22년에 진(晉)나라의 헌공(獻公)은 괵(虢)나라를 정벌하기 위하여 우(虞)나라에 길을 빌려 달라고 청원했다. 진나라에서 괵 나라로 가려면 우 나라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전에도 진나라가 괵 나라를 정벌할 때 우공(虞公)에게 선물을 많이 보내고서 통과하였던 적이 있다. 진나라 헌공은 괵 나라를 멸망시키려고 했다. 이때에 우 나라의 충신 궁지기(宮之奇)가 우공에게 간하여 말했다.

“괵 나라는 우 나라의 표면(보호벽)입니다. 괵 나라가 망하면 우 나라도 반드시 따라서 망할 것입니다 진나라에 길을 빌려주어서 안 됨은 물론, 도적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지난번 한번 길을 빌려 준 것도 너무 심한 처사였는데 길안내를 두 번 되풀이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속담에 ”수레의 두 바퀴는 서로 의지하고,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시립니다.(輔車相依 脣亡齒寒)“ 한 것은 곧 우 나라와 괵 나라를 두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나라의 뇌물을 받고 있는 우공은 궁지기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궁지기는 재앙이 몸에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온 집안을 이끌고 우 나라에서 도망치면서 “우 나라는 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해 8월에 진 나라는 괵 나라를 공격하여 12월에 멸망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우 나라를 공격하여 우 나라까지 멸망시켜 버렸다.

 이로 볼 때 한반도는 말 할 것도 없이 지정학적으로 주변4강이 꼭 필요로 하는 중요한 지역이므로 예로부터 일본인 섬나라는 대륙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대륙은 바다로 진출하고자 하는 목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외침의 역사도 많았다.
 따라서 오늘날의 이 위험한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국민의 내부적 결속과 힘의 비축뿐이다. 어떠한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의 인기를 위한 정책추진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가장 졸렬한 수단이 될 것이다. 경제는 점점 어려워져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평화라는 화려한 포장 속에 적을 이롭게 하는 군사적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DMG지뢰제거, GP철수, 대전차방벽해체 등) 이 땅은 힘의 균형이 있을 때만 지켜졌고 자체분열과 갈등이 심할 때 무너졌다는 역사적 교훈을 돌아보아야한다.

 충신의 순망치한 간언을 물리치고 자신의 욕심에 의해 길을 빌려주어 인접나라와 동시에 무너졌던 우공의 어리석음이 다른 나라의 일 같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지금이라도 나라의 내부결속과 국민의 나라사랑 의지(意志)를 굳게 다져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광장21 #장상현 #장상현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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