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아내 -아름다운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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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아내 -아름다운 똥-
  • 이강철/시인
  • 승인 2019.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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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시인

치매아내 -아름다운 똥-

                                      이강철

기차여행을 가고싶다는
치매아내의 손을 꼭잡고
부산행 새마을호기차에 앉아
차창밖 픙경을 같이 바라보며
함께 행복한 김시인과 아내.

신이 난 기차가 1시간여를 달릴 즈음
치매아내의 변의를 늦게 알아채고는
아내를 부축해 화장실로 이동하는데,
코를 부여잡고 찡그리는 사람들의 얼굴들과
소리없이 퍼지는 그윽한 아내 냄새 너머로
이미, 일을 치르고 난 치매아내의 환한 미소.

사람들에게 충분히 미안해 하며
기차화장실 변기에 간신히 아내를 앉히자
물휴지와 바가지를 들고 달려온 여객전무.

속곳에 쏟아낸 치매아내의
전혀 더럽지않은 똥을 손으로 걷어내고는
물바가지로 아내를 부끄럽지않게 씻겨
새 속곳과 치마로 깔끔하게 단장해준 김시인.

치매아내의 똥냄새가 정말 향기롭고,
아내똥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는
김시인과 치매아내를 싣고
기차는 다시 달린다.

#광장21 #이강철 #치매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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