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였나 / 이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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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였나 / 이홍기
  • 박선희 기자
  • 승인 2020.03.13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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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기/ 원로목사, 본사주필
이홍기/ 원로목사, 본사주필

코로나19가 고도의 리더십을 소환했다.

정치, 경제, 사회, 생활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치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위기극복의 구심점이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 때는 나라를 이끌어갈 정부가 신뢰할만한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마스크대책은 지난 9일 현재 6번째 내 놓았다. 마스크 5부제는 시행도 하기 전에 대통령의 지시로 변경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세부사항까지 지시해야 고쳐지는 게 현 정부의 실력이다.

마스크에 대한 발표는 창구가 일원화돼야 한다. 지금처럼 청와대 국무총리, 여당, 식약처 등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발표한다면 국민은 더욱 혼란스럽다. 한사람이 발표해서 대책을 바꿀 때는 이유를 설명하고 국민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60여 명이 사망했는데도 장관들은 앞다투어 자화자찬이다

보건복지부장관은 “한국이 모범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외교부장관은 103개국이 우리에게 빗장을 걸고 있는데도 “어느 나라보다 앞서있는 우수한 검진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의원은 “메르스로 사망한자가 38명인데 260명이라 ”고 통계도 알지 못하면서 현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잘했다고 자랑한다. 방역실패 책임론이 방역성공론으로 둔갑하고 있다.

 

실력은 결과로 말해야 되고 국민이 동의해야 한다.

우리스스로 자랑하면 라이벌국가들이 시기하기 마련이다. 이런 때일수록 몸을 낮추 는 게 상책이다. 의료진과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헌신과 희생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집권당은 득표에만 관심이 있다. 대통령 탄핵을 막아야 한다면서 비례정당을 만드는데 혈안이 돼 있다.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 때 여당대표는 "정치를 장난으로 만든다” 하였고 원내대표는 “한국정치사에 두고두고 오점을 남길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 외 여당의원들이 십자포화를 퍼 부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여당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자신들이 만든 선거법을 스스로 잘못 된 것이라고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려면 애초에 선거법을 왜 고쳤나.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욕먹어도 고해 놓고 당원들에게 책임을 떠 넘긴다” 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재난소득을 국민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소요되는 예산은 약 51조 원 정도라고 한다. 경부고속도로 3개를 만들 수 있는 거액이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우리는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세계에서 석유매장량 1위 경제대국 4위였던 베네주엘라가 어떻게 살고 있나보라. 여비라도 있는 사람들은 국외로 탈출하고 서민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

 

당장 우리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돈보다 마스크다.

코로나19에 무방비상태로 알려진 북한은 지난4일 노동당제1부부장 김여정이 청와대를 맹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그 다음날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대통령에게 코로나 환난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다. 그러고 나서 5일 만에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우리를 마치 주머니속의 공기 돌처럼 가지고 놀고 있다. 그래도 우리정부는 할 말이 없다고 한다. 일본은 중국한테 빰 맞고 한국에 화풀이 하고 있다.

쿠르즈선을 방치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도 받고, 시진핑 주석의 방일이 연기되자 애꿎게도 한국인 입국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한 의료선진국임에도 국제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올림픽개최도 위험에 처하자 비판의 물줄기를 한국으로 튼 것이다. 무역 갈등으로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한국을 속죄양으로 삼은 것이다.

이제 한국은 누구나 만만하게 보는 나라가 됐다.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인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국가주권에 해당되는 일방적 입국금지나 제한통보는 우리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코로나 외교에서 속수무책을 보인 한국은 동네북이 됐다. 심지어 일부국가에서는 “코리아가 코로나를 수출한다는 오명까지 덮어씌우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한국기업의 덕을 보고 있는데도 아시아나 항공기를 착륙거부 하여 공중에서 회항하는 일도 있었다. 방역을 잘한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왜 이런 수모를 당했는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국가 위기 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큰 몫을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권력, 재산, 사회적 지위를 가진 자에 도덕적 의무가 수반되는 것을 말한다. 다행히 우리기업들은 이를 잘 실천하고 있다. 삼성은 선도적으로 300억 원 성금을 냈고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일부 건물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으로 임대료를 대폭 낮추어 자영업을 응원하고 있다. 상인들의 보답도 감동적이다.

대구지역에서는 상인들이 스스로 가게 문을 닫아 질병확산을 방지하고 찾아온 손님들을 돌려보내고 배달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인의 이익보다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이 돋보인다.

처칠은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고 하였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국민이 하나가 되고, 경험이 축적 되여 국가가 도약하는 모멘텀(전환점) 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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