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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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얻을 수 있다.
  • 광장21
  • 승인 2018.12.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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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수필가

시간은 흘러서 2018년 12월이다.

공직에서 물러나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도 행복한 생활의 일부인 것이다.

경치 좋은 곳에는 저마다 모습을 달리한 양옥이나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있고 감나무에는 주인이 없는 듯 계절이 지났는데도 빨강 홍시들이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요즘 대 도시 근교에는 공직에서 물러난 사람들끼리 자연과 벗 삼아 마을을 형성해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정다운 사람들끼리 모여 술 한 잔 기울이며 시도 쓰고, 음악 감상도 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게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던가?

  벌써 우리 모임이 결성 된 지 두 해가 넘었다. 공통점은 같은 종목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이 모임을 결성했다는 점이다. 이 모임의 특징은 거주지가 전국이다. 그래서 전국 투어를 할 수 있다. 지역마다 특징이 있다. 그런 이유로 요번엔 경기도 백운호수를 방문했다.

난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 그래서 약속장소에 들어가지 않고 차 안에 있으려는데 직원이 나와서 날이 추우니 안에서 기다리시란다. 이미 예약을 하셨으니 좌석이 준비되었다고 말해주면서.

 그곳의 서비스는 오성호텔과 같이 깨끗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밖에 나가 산책을 하지 않아도 백운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창은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더해준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을 내다보며 하나님께서 우리 방문객을 위해 감동의 한 장면을 선사해주시는 것을 목격했다.

족히 키가 5미터나 되어 보이는 감나무에 홍시가 가득한데 매 한 마리가 홍시를 먹고 날아가고, 다른 매 두 마리도 각기 다른 가지에서 홍시를 먹고 춤을 추듯이 옮겨 다니는데 산새 한 마리가 포롱포롱 날아와 가세한다. 그리고 잠시 후 배가 불렀던지 매는 날아가 버렸다.

자연의 아름다운 연출 모습이다.

자연을 무대로 하고 햇빛을 조명으로 비춘 다음 각종 새들이며 산 짐승들을 주인공으로 등장 시키면 되는 것이다.

우린 오랜 대화를 하고 산책을 하며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사람들이 속만 먹고 버린 듯한 감 껍질이 두껍게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세상에, 아까운 감을 이렇게 버리다니!’

인간들의 짓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나의 착각이었다. 의구심을 해결이나 해주듯이 감나무에서 파먹다 남은 감이 ‘툭’하고 바로 내 앞에 떨어지는 게 아닌가? 나를 약 올리기라도 하듯 감을 파먹고 있던 메추리 한 마리가 푸르륵 날아가고 있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멋진 모습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 가인(歌人) 김천택도

『흰구름 푸른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추상(秋霜)에 물든 단풍(丹楓), 꽃도곤 더 좋아라.

천공(天公)이 나를 위하여 뫼 빛을 꾸며 내도다.

강산(江山) 좋은 경(景)을 힘센 이 다툴 양이면 :

내 힘과 내 분(分)으로 어이하여 얻을쏘니

진실(眞實)로 금(禁)할 이 없을새 나도 두고 논이노라. 』

영탄을 쏟아내며 즐거운 감정을 토로하였다. 강산의 좋은 경치를 만약 힘으로 겨루어서 이긴 이가 차지한다면 시적 화자 자신의 힘과 분수로는 도저히 얻지 못할 것이라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로 자연은 주인이 없기에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는 법이므로 화자 자신도 자연을 두고 노닌다고 했다. 어쩌면 지금의 내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이는 행복은 소금물 같은 것이어서 마실수록 갈증이 나며 추구할수록 멀어진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행복하고싶어 한다는 얘긴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행복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다.

공직에서 떠난 후 1년여,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여행도 그래서 행복했던 것이다.

#광장21 #김수현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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