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하루  
상태바
구멍난 하루  
  •  박기임 시인
  • 승인 2022.02.28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기임 시인
박기임 시인

           

 

구멍난 양말을 신고

남편은 그냥 출근한다

양말을 뒤집어쓴 발가락이

쉴새없이 꼼지락거린다

신발이 토해내는 냄새와 잔소리에

양말은 연신 헛구역질이다

하얗게 자라난 발톱들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양말을 후벼판다

더 커진 그 구멍 속으로

하루종일 남편은 빨려 들어가고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빠져나온다

나는 그때서야

구멍난 하루를 깁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