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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율 시인
  • 승인 2022.06.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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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율 시인
김진율 시인

하필이면 그날 낯선 시골길을 걷다가
그 돌에 앉아 쉬어갈 줄을
내 어찌 알았겠나
하필이면 그날 눈이 작은 생면부지 그 모기가
오른쪽 엉덩이 정확히 그 자리에 침 꽂을 줄을
내 어찌 알았겠나
하필이면 그 옆에 나비 한 마리 웃다가
그 바람 따라 그렇게 홀연히 떠나갈 줄을
내 어찌 알았겠나
하필이면 그 골목에서 옛집이 생각나고 
옛사람들을 그리워할 줄도
내 어찌 알았겠나
그렇게 그 길 위에서 이 시가 탄생할 줄
내 어찌 알았겠나
꽃이 질 때 나의 봄은 왔습니다
그래서 그대여 말하고 싶겠지만
나를 두고 아직은 이런사람 그런사람
말하지 마시게
나 지금 살아가고 있음에

나 죽거든 그때 귀에 대고
이왕이면 좋은 말 우리 다시 만나자
그리 말해 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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