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대영 씨 수집 유물 324점 세종시에 무상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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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김대영 씨 수집 유물 324점 세종시에 무상 기증
  • 박선희 기자
  • 승인 2022.08.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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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심전 안중식·운보 김기창 작품 등
세종시립민속박물관, 향토유물박물관 전시 예정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시청 정음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 개인 소장 유물 324점이 세종시로 귀속된다.

세종시는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재미 교포 김대영(91세)씨로부터 유물 324점을 무상으로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 유물은 회화 144점, 도자 113점, 공예·기타 67점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김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무역업과 부동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미술품과 공예품에 대한 남다른 안목과 혜안을 갖추신 분으로, 수집된 유물을 통해 그리움을 달래 오시다가 대한민국 행정수도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점을 들어 세종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물을 기증한 김대영 씨

유물을 기증한 김대영 씨는 서울 경복고등학교 재학 중 미군 통역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이민 1세대를 대표하는 성공한 사업가로 자수성가를 이뤘다.

기증받은 유물은 세종시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및 향후 건립될 향토유물박물관에 상설·기획 전시, 열린 수장고 등 다양한 형태로 전시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기증 유물은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선면산수도는 말 그대로 선면(扇面), 즉 부채형 화면에 그린 산수화로, 노년기 겸재의 원숙하면서도 정제된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겸재의 '선면산수도'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시는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사진=광장21]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사진=광장21]

심전 안중식(1861~1919)은 조선 말 장승업의 제자로, 산수화와 행서에 능통한 근대 대표 화가로 꼽히며, 총 10개의 접힌 면으로 구성된 '화조영모도십폭병풍'은 독수리, 말, 닭, 해오라기 등 8가지 소재를 활달한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또 운보 김기창(1913 ~ 2001)의 판화 작품은 그의 천진난만한 세계관과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번 기증 대상에는 청초 이석우, 취당 장덕의 작품을 비롯해 조선 말엽 공주 탄천에 거주하며 활동한 두산 정술원의 작품이 있다.

또, 19세기 말 북한 해주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초화문호'를 비롯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사이 제작된 다양한 도자기도 포함됐다.

김 씨가 소장한 유물의 존재는 국외소재문화재단이 2019년 실시한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오랜 설득과 협상 끝에 기증자 가족들은 향토유물박물관과 행정수도인 세종의 역사와 문화발전을 위해 세종시에 수집품 일체를 무상으로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시는 지난 6월 미국 현지로 직원을 급파해 유물 포장과 운송작업을 진행했고, 7월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했다.

최민호 시장은 "기증자의 뜻을 받들어 앞으로 이 유물을 더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상시 공개하고, 특별전시회 등을 통해 널리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시는 역사·문화발전을 위해 가치가 높은 유물을 지속적으로 수집할 계획으로, 시민들께서 문화재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사진=광장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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