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부귀(富貴)와 빈천(貧賤)의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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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부귀(富貴)와 빈천(貧賤)의 소고(小考)
  •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2.12.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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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인문학 교수

11편: 올바른 부귀(富貴)와 빈천(貧賤)의 소고(小考)

 

인간이 살아감에 누구나 부귀(富貴)는 소원(所願)하는 바요. 빈천(貧賤)은 싫어하는 편이다. 이런 부분에 성인(聖人)들의 생각은 어떠했는가.

인류 최대의 스승인 공자(孔子)는 후세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취득할 부귀(富貴)와 꼭 필요한 빈천(貧賤)에 대해 논어(論語)의 한 구절을 통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富與貴是人之所欲也나 不以其道得之어든 不處也하며, 貧與賤是人之所欲惡也나 不以其道得之라도 不去也니라.(부여귀시인지소욕야나 불이기도득지어든 불처야하며, 빈여천시인지소욕오야나 불이기도득지라도 불거야니라.)(論語, 里仁篇)’

富와 貴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나 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처하지(누리지) 않아야 하며, 貧과 賤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나 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버리지 않아야 한다.

✱(與: ~와· 과로 해석. 惡: 싫어할 오, 道: 올바른 방법, 去: 버리다·제거하다)

윗글 중 ‘부(富)는 재물이 많고 넉넉하다, 풍성하다’는 의미이고, ‘귀(貴)는 귀할 귀로 신분이 높다. 중요하다. 빼어나다.’의 뜻이 있다.

한편 반대 의미인 ‘빈(貧)은 가난할 빈으로 재물이 없음을 표현하며,’ ‘천(賤)은 값이 싸다. 신분이 낮다.’는 의미이다.(한한중漢韓中사전)

따라서 부귀(富貴)는 재산이 많고 신분이 귀함을 나타내므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고, 빈천(貧賤)은 가난하고 비천(卑賤)함으로 사람들이 싫어하며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당하게 얻은 부귀(富貴)란 자신의 노력(努力)으로 떳떳하게 얻은 부귀를 말한다. 이는 부정(不正)과 거짓((詐欺/사기)으로 얻은 것이 아니고, 자기 재능과 노력 심지어 운(運)까지 곁들어 얻은 부귀이니 정당한 부귀야말로 그 부귀를 누리는 사람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들이 흠모하고 존경하게 된다.

문제는 빈천(貧賤)의 경우이다. 공자는 빈천에 대하여서도 정당하지 못한 빈천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말에 대한 해석은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의 생각에 정당치 못한 빈천(貧賤)이란 권력의 피해로 인한 가난과 비천(卑賤)함, 또는 남에게 속아서 가정경제는 파탄이 나고, 가진 지위(地位)나 명예(名譽)가 실추(失墜)되어 비천(卑賤)함이 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망(失望)하고, 좌절(挫折)하여 극단적 행동을 하거나 주저앉아 재생의 희망을 완전히 상실해 버리고 빈천의 소중한 경험을 버리는 것이 통례이지만, 공자의 가르침은 권력(勸力)과 사기(詐欺)에 의한 빈천은 그 과정이나 결과를 크게 거울삼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다시 도전하고 노력하여 정상적인 부귀로 회복(回復)하는 길이 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가르침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아성(亞聖)인 맹자(孟子)도 知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지생어우환이사어안락야)라 했다.
곧 "어려운 상황은 사람을 분발하게 만들지만, 안락(安樂)한 환경은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뜻이다.

사람이면 누구라도 안락함을 바라지 우환이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맹자는 ‘우환(憂患)속에서는 살 수 있지만 안락(安樂)속에서는 죽는다.’고 했을까? 그 이유는 안락 속에 빠져 있으면 사람의 정신은 해이(解弛)해지고 몸은 게을러지기 마련이다. 반면 우환(憂患)속에 있는 사람의 정신은 늘 긴장되어 있고 몸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따라서 정신이 해이(解弛)해지고 몸이 게을러진 사람은 악화된 환경에 방어능력(防禦能力)이 없게 되고, 방어능력이 없는 사람은 당연히 병마(病魔)의 공격 대상이 된다.
반면 우환(憂患)속에 있는 사람은 늘 방어체계(防禦體系)를 확립하고 사는 사람이다. 병마가 쉽게 접근할 수 없다. 그래서 산다고 하는 것이다.

고려의 대학자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배워야 할 말이 있다.

夫天欲成就者 必先試艱險(부천욕성취자 필선시간험/ 무릇 하늘이 어떤 사람을 성취시키고자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어려운 일을 주어 시험해 본다)

어쩌면 동양의 철인들은 타고난 능력(能力)과 재주로 빨리 성취하는 것보다 빈천(貧賤)의 경력을 거울삼아 새로운 도전과 노력의 집중으로 목표한 바를 성취하는 것을 더 소중하고 귀하게 여겼는지도 모른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노리는 야바위꾼들, 권력을 이용하여 부정과 결탁하여 부귀를 얻은 자들, 또 남을 교묘히 속여서(詐欺) 재산을 축척하는 사기꾼들, 이 모든 부정한 행위의 부귀(富貴)는 정의사회(正義社會)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발붙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跳躍)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 도약에 발목을 잡는 대규모 파업(罷業), 법과 규정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사욕(私慾)에만 혈안이 된 위정자(爲政者)의 행태, 등은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처사라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그들은 그 죄업(罪業)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월드컵 전사들의 투혼(鬪魂)을 보라!

거의 탈락 상태에 처해있는데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상대의 약점을 분석하여, 투철하고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으로 기적에 가까운 쾌거(快擧)를 이룩하지 않았는가?

우리 모두 월드컵 전사들의 투혼(鬪魂)을 깊이 새기고 그 정신(精神)을 우리 모두의 정신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도전에 희망에 힘을 보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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