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마음속 작은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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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마음속 작은 한 마디
  •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3.01.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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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인문학 교수

13편: 새해를 맞은 마음속의 작은 한 마디

 

계묘(癸卯)년의 해가 밝았다.

힘찬 모습으로 우리 앞에 우뚝 선 또 다른 새로운 희망(希望)과 용기(勇氣)로 온 몸이 가벼운 경련을 느낀다.

올해는 어떻게 하던지 한 해의 목표(目標)를 분명하게 정해놓고 정진(精進)해야지 하는 다짐을 매년 하게 되지만 작심삼월(作心三月)로 끝났던 경우가 매해 되풀이되곤 한다. 이때쯤 되면 항상 머리에 맴도는 성인(聖人)의 귀중한 말씀이 순간을 스친다.

一生之計在於幼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寅(일생지계재어유 일년지계재어춘 일일지계재어인/ 일생의 계획은 어릴때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寅(인시)에 있다.

위의 경언(警言)에 따라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하루, 일 년, 혹 일생을 분명한 목표나 계획 없이 보낸다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이 이어진다.

곧 幼而不學者無所知 春若不耕者秋無望 寅若不起日無所辦(유이불학자무소지 춘약불경자추무망 인약불기일무소판/ 어릴 때 배우지 않으면 아는 것이 없고, 봄에 경작하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고,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할 일이 없게 된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목표와 계획을 분명하게 세우지 않으면 방황, 주저 등으로 일의 성사(成事)를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마치 첫 단추나 첫걸음을 잘못 행하면 그 결과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착오(錯誤)를 가져오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일찍이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격몽요결(擊蒙要訣)초두에서 말하길 “初學者 先須立志(초학자 선수입지)”라 했다. 곧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먼저 뜻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본 문장에서 지(志)라는 글자는 분명한 계획과 목표에 자기의지(自己意志)를 더한 것으로 파악된다.

월성(月性)은 집을 나서면서 동쪽 벽에 이렇게 기록했다고 한다. “男兒立志出鄕關 學若不成死不還(남아입지출향관 학약불성사불환/ 남자가 뜻을 세워 고향을 떠났거늘 만약 공부로 성공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으리).” 이는 분명한 자기 목표와 의지가 뚜렷함을 볼 수 있다.

또 한사람 당(唐)나라 건국 때의 현신(賢臣)인 위징(魏徵),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어 집은 가난했고, 어머니마저 당신 혼자 살겠다고 어린 자식 내팽개치고 야반도주한 가정에서. 11세 안팎의 큰 아들인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구걸해서 동생들 먹여 살리는 일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그는 구걸만 한 것이 아니라 구걸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죽어라 공부만 했다. 공부는 공부한 사람을 배반하지 않는다. 훗날 그는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이룬 당 태종(唐 太宗)의 간언대부(諫言大夫)로 오늘날까지도 그 이름이 청사에 빛나는 인물이 되었다.

사람마다 누군들 자기 목표와 계획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혹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해도 허망하거나 자기 분수나 능력을 벗어난 목표와 계획은 곤란하다.

각삭지도(刻削之道)란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방법, 차례, 규모, 완급조절 등을 미리 잘 생각하고 따져보아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에 수록된 말로서 ‘조각가가 사람의 얼굴을 조각함에 있어 처음에 코는 크게 다듬고 눈은 작게 다듬어야 한다. 코는 한번 작게 만들어버리면 다시 크게 하기 어렵고 눈은 한번 크게 만들어버리면 다시 줄일 수 없는 것이기에 새기고 깎아내는데 있어서 ‘조각의 도(彫刻之道)’라고 규정하였다.

한 해의 계획은 우리 삶에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그 계획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분명하냐에 따라 성공의 절반은 이룬 셈이다. 그다음 자기의 의지(意志)와 남의 충고를 더한다면 목표는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금년은 토끼의 해이다. 비록 모습은 연약해 보이지만 토끼는 약삭빠르고 영활(靈活)한 동물로 풍요와 다산, 다복, 번창, 지혜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짐승으로 인식되어 왔다. 묘(卯)는 ‘밝을 묘(昴)’에서 따온 것이니 동쪽에 해가 뜨고 만물이 나온다는 물생어묘(物生於卯)를 뜻한다.(주역강의1 김석진) 그 토끼가 우리 곁에 와있다.

우리는 2년을 넘게 ‘코로나19’라는 덫으로 경제발전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둔화를 겪고 그 후유증을 아직 명쾌하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개인(個人), 가정(家庭), 사회(社會), 국가(國家), 세계(世界) 모두가 정상적인 길로 돌아와 유례없는 번영(繁榮)의 길로 도약(跳躍)하기를 희망해 본다.

연초의 잘 세워진 목표와 계획은 반드시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이다.

 

*幼(어릴 유), 計(계획 계), 耕(밭갈 경), 辦(힘쓸 판, 힘써일하다), 寅:새벽 3 ~5시를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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