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80대를 넘기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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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80대를 넘기고 보니
  • 김용복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2.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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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칼럼니스트
김용복 칼럼니스트

인생 80대를 넘기고 보니, 고등학교 동창들 반 이상이 저세상으로 떠나가고, 남아있는 친구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그나마 톡을 주고받는 친구들도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고 한다.

인생 80대를 넘기고 보니

어제까지 하던 일이 오늘 할 수 없는 사태가 몇 번이고 닥친다. 여기저기 몸의 불편함도 많아진다. 암, 뇌경색, 심근경색, 폐렴 등 수명에 관계되는 질병에 걸리기도 쉬워진다. 혹시 내가 치매인가? 하고 불안하게 생각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아침저녁 출퇴근하면서 안부를 물어오는 아들과 딸이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되는데, 어떤 친구들은 이혼하고 혼자 살기에 자녀들이 아예 오지를 않는다 했다. 나는 내 아내 오성자를 하나님보다 더 사랑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치매 앓는 5년 동안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병든 아내를 자녀들에게 하루도 맡기지 않았다.

그리고 떠날 때도 내 품에서 떠나게 했다.

친구들은 나에게 이런저런 독백을 보내오곤 한다. 대부분 아래와 같은 내용들의 독백이다.
노인들은 배우자의 죽음에 직면하여 절망과 고독에 빠질지도 모른다. 이런 벅(壁)들을 극복하여 ‘행복한 만년(晩年)’과 ‘불만스런 만년(晩年)’의 경계에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나이 듦’을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활용하는 자세일 것이다.
고령자는 병의 씨앗을 다수 품고 산다. 언제 무엇이 발병할지 알 수 없다. 오늘은 건강해도 내일 돌연사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전제로 내일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보내기 위해서는 너무 참는다거나 지나친 무리를 하지 않는 게 좋다.
80 넘으면 건강검진은 받지 않아도 괜찮다. 검진은 암의 조기 발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조기 발견으로 수술을 받는다고 치자. 수술로 2~3년의 생명 연장을 한다고 해도 그 기간이 수술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메워질 텐데 그 기간의 반만이라도 모르고 맘 편히 지낼 수 있다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각종 수치를 정상(기준치)으로 만들기 위해 약을 과다 복용하는 것은 몸 상태를 저하시키거나 그나마 남아있는 능력을 상실, 또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우까지 생기게 한다.
따라서 건강검진은 60대까지는 의미가 있으나 80 넘으면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80 넘어 활기 있게 살고 있는 사람은 그 자체가 건강하다는 증거인데 굳이 일부러 병을 찾아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노쇠(老衰)는 병이 아니라 조금씩 몸이 약해져 죽음에 이르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천수(天壽)를 다하는 죽음’의 방식이다. 85세가 지나면 누구나 몸속에 많은 病의 종자를 갖고 있게 된다. 확실한 증상이 없어도 어딘가 불편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병원에서 검사받고 병을 발견, 약을 먹거나 수술받아 때론 후유증으로 고생하면서까지 수명을 연장할 것인가, 자택이나 요양원에서 하고 싶은 일 해가면서 살 것인가? 그건 오로지 각자가 선택할 일이다.
7~80 넘으면 병은 완쾌되지 않는다. 일시 호전되는가 싶다가도 나쁜 부분이 차례차례 나타난다. 나쁜 부분이 나타나면 그에 대한 대응 치료를 하며 살아가면 될 일이지 나빠질 것을 일부러 찾아낼 나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내일 어찌 될지를 모른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건 있다. 우리 모두가 결국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다만 죽음에 이를 때까지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마지막 순간 “좋은 인생이었다. 고맙구나” 라고 자족하면서 눈 감을 수 있는 행복한 길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불만족스러운 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80이 넘으면 씻을 수 없는 죄책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청개구리들은 비 내릴 조짐만 보이면 울어댄다.

엄마 청개구리 말을 듣지 않다가 엄마가 죽으면서 남긴 말 “내가 죽으면 냇가에 묻어 달라”고 한 유언을 실천한 후, 후회하느라 울고 있다는 것이다.

80이 넘은 노인들은 자식들의 무관심을 한탄하며 사는 노인들이 많다.

매일 전화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1주일에 한 번쯤 안부를 물어주는 자녀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광천 상고 3-1 임승빈 선생님과 함께 (1959년)
광천 상고 3-2반 윤주택 선생님과 함께(1959년)

각자 모습 찾아보도록, 이때가 그립겠지. 나는 왼 쪽 두 번째 줄 두 번째 서 있네.

이 글이 오늘 '광장21'에 나가면 인터넷 구글에서도 볼 수 있다네.  우리 요양병원 가지 않도록 아침마다 걷기 운동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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