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 비가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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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에 비가 내리다
  • 한문석 /시인
  • 승인 2023.02.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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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석 /시인
한문석 /시인

 

 

 

 

 

 

 

 

 

 

새벽이 어둠을 걷어 올리며

강가에 긴 머릿결을 풀어 놓는다

새들은 날갯짓을 세우고

깨끗한 수초들 어느새 잔뿌리를 내려

물속을 말끔히 헹궈낸다

어머니가 몰래 훔쳐내는 눈물인가

수정처럼 맑은 강줄기

가슴 여는 빛살이 참 부시다

한 줄의 시를 읊는 동안

어디선가 마른 갈대들의 외침

때아닌 번개가 등줄기를 지나가고

떨어지는 빗방울

둥글게 물길로 치솟아 오른다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는 것들이 함께

맞이하며 손뼉을 친다

생각 깊을수록 고요한 마음

때로는 아프고 뼈마디가 시리지만

삶이 주는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인가

언덕 저편 바람은 멎을 것인가

강물 소리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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