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대령이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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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대령이 다시 나타났다.
  • 김용복/칼럼니스트
  • 승인 2023.04.0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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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평론가[사진=광장21]
김용복/ 평론가[사진=광장21]

대전역 광장을 불러 일약 스타가 된 가수 고대령이 동명(冬眠)에서 깨어나 다시 대전역 광장에 다시 나타났다.

기약 없이 떠나간 그 님이 건만
행여나 오실까 나가봅니다
낯선 사람 물결치는 넓은 광장에
그리운 그 얼굴만 왜 안보이나
그리운 그 얼굴만 왜 안보이나

기차는 슬피 울고 떠나 가는데
안오시나 못오시나 그리운 그 님
오늘도 기다리는 하루가 지면

(후렴)쓸쓸히 돌아서는 대전역 광장
쓸쓸히 돌아서는 대전역 광장
쓸쓸히 돌아서는 대전역 광장


 세월이 흘러 대전역에서 목포로 향하는 열차는 없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대전에 오려면 경부선 열차를 타야 한다. 경부선 열차를 타고 가수 고대령은 주일마다 대전역 광장에 오는 것이다.

고대령만 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은 선진 가수와 임보라 가수, 임은자, 박순옥, 이화영 가수를 대동하고 왔다.

이별의 슬픔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다만 이별하는 열차의 행선지가 다를 뿐이다.
노래는 가슴을 파고들어 부르는 이나 듣는 이를 감상에 젖게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흥겹게 한다.

오늘 처음으로 나타난 미모의 여가수 박순옥.

그는 여자라기보다는 아줌마에 가까운 가수다. 그러나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어 여가수라고 부르자.

그는 마이크를 잡자, ‘시계바늘’과 ‘청춘’, ‘고장난 벽시계’를 단숨에 불러댔다.

바람따라 내가 산다. 운명이란 이름 앞에서
남자의 가슴이라 울지 못하고 그 세월에 아픔을 묻었다
여기가 어디쯤이냐 돌아보면 보이지 않고, 인생길 열어놓고 반쯤이나 걸어 왔는데
후회한들 소용있을까 누가 나를 알아주리오 내 청춘은 어디있나요

바람따라 내가 산다. 운명이란 이름 앞에서
남자의 가슴이라 울지 못하고 그 세월에 아픔을 묻었다
여기가 어디쯤이냐 돌아보면 보이지 않고, 인생길 열어놓고 반쯤이나 걸어 왔는데
후회한들 소용있을까? 누가 나를 알아주리오. 내 청춘은 어디 있나요? 내 청춘의 끝은 어디요?

           -박우철의 청춘-

미모의 중년 여가수 박순옥[사진=김용복]
미모의 중년 여가수 박순옥[사진=김용복]

박우철의 ‘청춘’이란 노래다.

이 노래는 가수 박순옥이 불러야 제격이다. 그의 서정적인 음색과 감정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음색이 좋은 가수들은 진성이나 고대령, 이진관 가수처럼 인기가 많다.

보라, 그렇게 노랠 부르는 가수들이 왜 인기를 끌고 있는가를.

대부분의 가수들은 기교를 부리고 목소리[聽]를 높인다. 그러나 듣는 이들은 짜증이 난다. 감동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성악(聲樂)도 그렇다. 저음이나 중저음으로 불러야 되는 노래에 음색을 가미하면 그야말로 일품인 노래가 되는 것이다. 기교를 부리지 말라. 기교를 부려 노래를 부르면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으나 감동이 없다.

 

“바람 따라 내가 산다. 운명이란 이름 앞에서 남자의 가슴이라 울지 못하고 그 세월에 아픔을 묻었다”를 저음으로 흐느끼듯 부르며 음색을 가미해 보라. 감동 그 자체인 것이다.

흐느끼듯 부르는 가수 박순옥을 달려 나가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성추행이라는 누명을 쓰면 어떠랴! 그가 흐느끼듯 노래를 불러가며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다음 일요일 낮 12시가 기다려 진다. 비가 오더라도 달려갈 것이다. 그래서 미모의 중년 아줌마 노래를 원없이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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